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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영어영문학과 학생회장 사퇴 여론 대두
  • 정민 기자
  • 등록 2022-11-14 10: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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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되지 않는 학생회비…11월에도 잔여금 570만 원 이상
영어영문학과 학생회 최지연(영어영문·3) 회장에 대한 공론화 글이 게시된 후 학생들의 여론이 들끓었다. 회계장부 조작 및 은폐뿐 아니라 회장으로서의 역할도 재평가됐다. 이에 본지는 영어영문학과 회계장부를 살펴보고, 공론화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회장 사퇴 서명운동을 주도한 학생 A씨 인터뷰와 더불어 최 회장과의 통화를 진행했다.


영어영문학과 학생회 공론화 


 지난달 28일 오후 9시경,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영어영문학과 보세요’라는 제목으로 영어영문학과(이하 영문과) 학생회 최지연 회장에 대한 공론화 글이 게시됐다. 회계장부 조작 및 은폐 정황과 평소 회장의 비도덕적 언행을 지적하는 내용의 글이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최 회장은 평소 학생회 회의에서 결정해야 할 학과 행사 등의 주요 내용을 부회장과 단둘이 상의 후 통보하는 식의 독단적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학생 회 단체 채팅방에서 타학생들을 비방하는 대화를 했고, 학과 행사 진행에 있어 소극적 태도로 임하는 등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다소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다음 날이었던 29일 오전 2시경, 회장의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학생들의 비판 여론은 줄어들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앞선 공론화 글의 글쓴이가 다시 글을 게재했다. 과 동아리 부실 지원에 관한 내용이 추가된 글이었다. 이에 대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해당 동아리는 영문과 밴드 동아리 ‘크루세이더’이다. 영문과 관계자의 답변으로 지난 2018년 60만 원을, 2019년 120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모두 동아리 공연 시 음향 장비 대여비 등으로 사용됐다. 반면 올해 지원받은 금액은 악기 수리비 13만 원으로 동아리 활동 시기였던 지난 2018년과 2019년 대비 현재는 지원금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어영문학과 10월 회계장부에 따르면 현재 잔여 학생회비는 570만 원 이상이다. 코로나19 상황이었던 지난 2021년 약 450만 원, 2020년 약 380만 원의 학생회비 이월금과 비교했을 때 많은 금액이 내년으로 이월되는 것이다.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대면 행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가능한 조건임에도 별다른 공지 없이 행사를 진행하지 않으며 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약 150만 원의 이월금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코로나 학번이기에 대면 행사 진행에 대해 잘 몰랐다”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인정했고, “내년 학생회비를 고려해 이월금을 부족하지 않게 남기려 했다”고 해명했다. 


회계장부 감사 세칙 위반 


 본지는 공론화 글의 내용 중 회계장부 조작 및 은폐 정황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영문과 MT 둘째 날이었던 지난 9월 24일, 최 회장은 MT에 참석했던 윤영필(영어영문) 교수로부터 영문과 교수들이 사비로 모은 MT 지원금 25만 원을 받았다. 최 회장의 사과문을 통해 그중 3만 9천 원은 MT 참여 학생 39명의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현금으로 사용됐고, 5만 원은 분실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후 해당 지원 금은 지난 3일, 10월 회계장부에서 20만 원이 ‘교수님 MT 지원금’이라는 내용으로 학생회비에 입금됐다. 


 감사위원회의 감사시행세칙을 기반으로 본지가 발견한 세칙 위반 사항은 두 가지이다. 우선, 분실한 5만 원을 학생회 내에서 걷고 이를 은폐 하려는 시도를 통해 감사세칙 제22조 2항 ‘감사자료의 미비점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작성하였을 경우’에 위배 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3일 올라온 영문과 10월 회계장부 96번에는 ‘교수님 MT 지원금’ 내용으로 20만 원이 입금됐는데, 분실된 5만 원을 채워도 21만 1천 원이 입금돼야 한다. 1만 1천 원의 오차를 통해 감사세칙 제22조 4항 ‘예산감사에 있어서 예산지출의 오차가 발견되었을 경우’에 위배 됐음을 알 수 있다. 


서명운동, 무조건 비난보단 비판과 행동을 


 지난 1일부터 최지연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영문과 재학생뿐 아니라 타과생의 참여도 가능했던 이번 서명운동은 지난 4일 기준 209명이 참여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본교 재학생 A씨는 “학생들이 직접적인 행동을 해줬으면 한다”며 “익명 속에서라도 용기 내어 서명운동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사실에 기반한 비판이 아닌 사생활에 대한 비난을 보며 취지와 달라진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지연 회장은 통화를 통해 “종강 총회로 차기 학생회를 선출한 후 임기를 마무리해야 내년 학생회를 운영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사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장직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 “더욱 조심하는 학생회가 되겠다”며 사과했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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