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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한 마리에 6,990원? 당당치킨의 당당한 등장
  • 박선우 기자
  • 등록 2022-09-02 13:39:35
  • 수정 2022-09-02 15: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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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당치킨이 부른 대형마트 최저가 전쟁
과거 골목상권의 침해라는 거센 문제 제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라진 마트치킨이 최근 재등장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치킨 오픈런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는 대형마트의
저가형 치킨에 대해 알아봄과 동시에 직접 당당치킨을 먹어보고 솔직한 후기를 남겨봤다.

인기 불붙은 당당치킨, 치킨업계는 지금 가성비 열풍


 지난달, 홈플러스 온라인에서 ‘치킨’ 키워드의 검색량이 10배 이상 급증하면서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홈플러스에서 치킨을 찾게 된 걸까? 그 주역은 바로 당당치킨이다. 이는 지난 7월 홈플러스에서 출시한 치킨으로,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높은 가격대에 염증을 느끼던 소비자 들은 당당치킨의 등장에 열광했고, 출시 이후 40여일 만에 30만 마리 이상이 팔리는 기염을 토해내며 제2의 통큰치킨을 연상시키는 대히트를 치고 있다. 이에 이마트는 기존 상품이었던 '5분 치킨'을, 롯데마트 역시 기존의 ‘한통치킨’을 할인 판매하는 기간을 가지면서 가성비 치킨 열풍에 합류했다. 


 대형마트가 저가 치킨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롯데마트는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얼마 안 가 판 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마트치킨에 환호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10여 년 전보다 훨씬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최근 프랜차이즈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배달비까지 치솟자 피로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뒤를 이어 출시되는 초저가 치킨은 한 마리에 3만원이 넘기도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치킨 사러왔다가 쇼핑하고 갑니다, 대형마트 식품들의 급부상 


 이마트의 경우 상반기인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4,000~5,000원 간편식사류의 매출이 25%나 올랐다. 특히 점심시간인 오전 11시~오후 1시 사이의 매출은 지난 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상승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7월, 한 달 점심 매출이 무려 49% 증가했다. 


 

 이처럼 요즘 외식 물가는 물론 배달비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외식하는 대신 대형마트 가정대체식 및 델리 코너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맛과 가격을 모두 잡은 가성비 델리 메뉴를 출시하며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리고 당당치킨은 이러한 대형마트 식품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임과 동시에 델리 코너의 상승세를 일으킨 주역이라고 볼 수 있다.  


당당치킨을 직접 먹어봤습니다 


 당당치킨 출시가 길게는 대형마트 델리 코너 전체를 일으키면서 배달플랫폼 중심이었던 요식업계의 흐름을 바꿨다. 이에 기자는 시간이 지나도 인기가 식지 않는 당당치킨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됐고, 본지에서 직접 당당치킨을 맛본 후기를 전하고자 한다. 


 기자는 홈플러스 수원영통점을 방문했다. 영통점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5회 판매하고 있다. 1회당 20마리만 튀기는 것으로 안내돼 있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많은 양을 판매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매 4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런 행렬은 생각보다 빨랐다. 판매 10분 전, 줄을 선 사람들에게 한 사람당 한 마리만 구입할 수 있는 번호표를 부여한다. 통상적으로 치킨을 먹는 시간대가 아닌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을 선 시간이 무색하게 당당치킨을 손에 넣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았다. 


 

 프랜차이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닭은 10호 닭으로, 당당치킨은 그보다 작은 8호 닭을 사용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한 끼 식사로 부족함 없는 포만감을 얻을 수 있었다. 대형마트가 오픈하는 오전 10시부터 튀겨서인지 치킨은 뜨겁지 않았지만, 따뜻하고 튀김옷도 시중의 어느 치킨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바삭했다. 가슴살도 음료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다만 간이 조금 심심했는데, 문제 삼을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특별히 부족한 것 없이 맛있는 치킨으로, 기자는 2만원이 넘는 치킨을 먹었을 때보다 당당치킨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었다. 만약 프랜차이즈들이 변화하지 않은 채 대형마트 식품이 지금처럼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선택지로 자리잡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요식업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또 프랜차이즈 치킨이 수수료 및 배달비를 떼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점주들의 지속적인 호소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언제까지 치킨업계를 휘어잡을 수 있을까. 


박선우 기자 Ι 202110242ps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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