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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진정한 연극은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간다
  • 정서희 기자
  • 등록 2022-09-02 13: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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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서 첫 여름방학을 맞이한 기자는 색다른 경험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언니의 추천에 따라 ‘대학로 연극거리’로 유명한 혜화역에서 연극을 보기로 했다. 혜화역의 거리는 연극거리라고 불리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골목마다 연극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걸려있었고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등 다양한 주제의 연극이 눈을 사로잡았다.

 사실 핸드폰만 있으면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를 쉽게 즐길 수 있기에 연극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과거보다 낮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좁은 계단을 지나 들어간 연극장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기자는 이 광경에 다소 놀랐다. 그러나 연극을 직접 보며 많은 사람이 혜화역까지 와 연극을 즐겨보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는 추리 스릴러극인 ‘행오버’라는 연극을 선택했다, 평소 추리와 반전의 이야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연극 ‘행오버’에는 초능력자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초능력자 역할을 담당한 배우는 자신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연기했다. 그리고 연극 중간에는 관객을 대상으로 가벼운 대사를 하면서 연극을 진행했다. 마치 관객이 이 연극 안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순간 관객들의 표정이나 반응이 연극 진행의 한 요소가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졌다. 작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와 관객 사이에 형성된 관계는 연극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기자는 영상 매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화면을 통한 일방향의 감상과 달리 현장 관객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애드리브는 관객들이 연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했다. 이번 기회로 연극에 매료된 기자는 연극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진정한 연극이란 단순히 배우들이 만든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끝이 아니다. 약 90분 정도의 시간과 무대라는 작은 공간에서 배우들은 물론 관객과의 호흡 또한 연극을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인 것을 깨달았다. 바로 이 매력이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혜화역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글·사진 정서희 기자 Ι seohee096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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