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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과자는 한 입에 콘텐츠는 한 눈에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2-09-02 13: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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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문화생활도 가볍게 즐기자
여러 커뮤니티에서 대외활동을 찾다 보면 '숏폼 공모전', '틱톡 서포터즈'와 같은 단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렇다면 대체 숏폼이 뭐길래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남발하는 걸까? 이에 본지는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스낵 컬처와 숏폼에 대해 알아봤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문화, 스낵 컬처


 스낵 컬처는 '간식(Snack)'와 '문화(Culture)'의 합성어로,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하고 쉽게 콘텐츠와 문화생활을 즐기는 트렌드를 의미한다. 이 단어는 2007년 미국의 IT 전문 잡지 와이어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급격하게 이뤄진 통신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와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에 탄력을 받아 확산됐다.


 현대의 스낵 컬처는 △빠른 것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전 △공영 방송 중심의 채널 체계 탈피와 같은 사회·기술적 변화에 따른 영향력을 다양한 분야에 행사하고 있다.


일상 속 숨어있는 스낵 컬처를 찾아라


 스낵 컬처라는 단어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스낵 컬처를 이용하고 있다. 흔히 알려진 스낵 컬처의 대표 주자가 바로 웹툰 플랫폼이다. 웹툰이 상용화되기 전, 독자들은 만화를 읽기 위해 직접 만화방을 찾아 책을 대여하고 수백여 장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허겁지겁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웹툰이 등장하면서부터 독자들은 더 이상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만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현재는 '인스타툰'과 같이 최대 10장의 사진 속에 에피소드를 수록하는 형태의 웹툰도 등장해 스낵 컬처의 이용 시간 단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툰과 더불어 자주 사용되는 스낵 컬처는 바로 카드뉴스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업데이트되는 뉴스나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만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사와 달리 카드뉴스는 10장의 사진 콘텐츠 내에 최근 트렌드나 이슈를 함축해서 게시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이 이용하기에 훨씬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웹툰카드뉴스

숏폼을 알아야 트렌드를 읽는다


 수많은 스낵 컬처 콘텐츠들 사이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숏폼이다. 숏폼(Short-Form)은 평균 15-60초,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동영상 콘텐츠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 신선하고 유쾌한 시트콤 개그로 유명세를 얻게 된 채널 '숏박스' 역시 숏폼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숏폼 산업에 뛰어든 사람이 비단 개인 채널 운영자들 뿐만은 아니었다.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인 '틱톡'과 '릴스' 역시 숏폼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더 나아가 엔터 사업 마케팅의 일환으로 댄스 챌린지가 성행하면서 공식 음악방송에 틱톡 점수를 인정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등 숏폼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출처: MBC 공식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

 이런 흐름에 발맞춰 방송국 역시 꾸준히 숏폼 산업에 눈길을 주고 있다. △tvN의 유명 프로그램 신서유기의 새로운 시즌을 5분 이내로 방송하는 '신서유기 외전' △MBC의 옛 시트콤 방송들을 유쾌하게 편집해 업로드하는 '오분순삭' △YTN 뉴스의 핵심만을 뽑아 전달하는 '5초 뉴스', '2배속 날씨'와 같이 대체로 자사 채널을 운영하며 △뉴스 △예능 △다큐멘터리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숏폼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숏폼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주고, 비록 음악방송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이후 숏폼용 리믹스 음원을 통해 역주행하는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를 대거 양산했다. 하지만 콘텐츠를 가볍게 소비하는 스낵 컬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이용 과정에서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 등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과도한 댄스 챌린지의 성행으로 음악계의 획일화를 가져왔다는 비판 역시 피하지 못하고 있다.


 숏폼을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여론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메이저 산업체들이 스낵 컬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숏폼을 비롯한 스낵 컬처 플랫폼은 더욱더 크게 성장할 전망으로 보인다.


이수민 기자 ㅣ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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