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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기자는 좋은 독자가 돼야 한다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5-30 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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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이번 학기부터 본가인 대전을 떠나 기숙사에서 생활해 왔다. 이에 간간이 본가에 방문하는 용도로 고속철도를 애용한다. 열차 안에서 가장 오랫동안 하는 활동은 다름 아닌 매거진 탐독이다. 자리 앞에 꽂혀있는 잡지를 우연히 펼쳐본 것이 시작점이 돼, 이제는 이번 호에 어떤 여행지와 문화공간이 나올지 기대하며 잡지를 집어 든다.


 KTX와 ITX 열차에 비치된 월간 잡지 ‘KTX매거진’은 △여행기 △여행 정보 △사내 소식 등 여행 관련 내용을 주로 다룬다. 여행이 주요 키워드다 보니 본지의 문화지면, 그중에서도 ‘지역탐방’ 지면과 구성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기사를 읽으며 레이아웃과 문맥을 유심히 보는 등 무의식적으로 본지와 내용을 대조하게 됐다. 매거진뿐만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글, 특히 기사를 분석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맞춤법에서 짜임새까지 곳곳에 존재하는 아쉬운 부분을 기자의 시선으로 찾아내고는 속으로 탄식할 때도 있고, 좋은 기사를 읽고 나면 사진을 찍어두며 기사 작성을 포함한 작문에 참고하기도 한다.


 글을 분석할 때마다 ‘기자는 좋은 독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본인의 것을 포함한 여러 글에 항상 관심을 두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항상 기자로서의 부족함을 느끼며 되뇌는 말이다. 결국 기자나 독자나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양질의 기사임을, 기자는 또 다른 형태의 독자임을 상기하게 된다. 이것이 잡지나 비평문 같은 형식의 글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분석·메모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여느 때와 같이 집어 들었던 매거진을 잠시 내려놓고는 창밖을 바라본다. 그러다 방금 전 주의 깊게 봤던 지면이 떠올라 다시 한 번 잡지를 펼친다. 문득 지금 모습이 기자로서 나의 기사를 비평하는 듯해, 좋은 독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건해진다.



글·사진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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