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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하루만에 약 93~99% 폭락,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
  • 황현빈 수습기자
  • 등록 2022-05-30 18: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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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테라USD=0.00075달러, 잇따르는 상장폐지
작년 12월 29일 시가총액 200억을 넘어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던 코인 루나, 그리고 그 형제인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이하 UST) 모두 파멸적인 차트를 보여줬다. 본지에서는 △루나·UST 코인 △폭락 이유 △루나 사태 이후 가상시장과 투자자로서 주의사항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스테이블이라 쓰고 불안정이라 읽는 UST 코인과 이의 담보 루나 코인


 UST는 1UST당 1달러로 가치가 고정돼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렇게 법정 화폐와 1대 1로 가치를 고정하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 △환전 수수료 절감 △빠른 거래·환전 속도 △개인정보 보호 가능 등의 이익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마다 페깅 방식은 다른데, 발행한 가상화폐만큼 법정화폐를 가지고 있거나 다른 가상화폐를 담보로 두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UST의 경우 후자의 방식을 사용했다. 루나 코인을 담보로 둬 1UST를 1달러 가치의 루나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루나 코인은 아무런 담보 없이 새로 발행된 가상화페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상화폐의 안정성은 담보의 안정성에 비례하는데, UST는 루나를 담보로 잡지만 루나는 담보가 없기에 사실상 UST의 안정성은 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UST와 루나는 안정성이 낮다는 것이 드러나기 전까지 변동성이 많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변동성을 이겨냈다. 첫 번째는 수요와 공급 법칙을 이용한 방법이다. 1UST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UST 공급을 줄이고, 1달러 위로 올라가면 UST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상화폐를 가지고만 있으면 연 20%의 이자율을 준다는 루나 재단의 제안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1UST를 갖고만 있으면 1년 뒤에 1.2UST로 돌려받는 차익을 제공한다는 제안이었다. 차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수요와 공급 법칙을 따라 움직이고, 알고리즘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UST는 안전하게 가격을 유지했다.

 

종이쪼가리로 전락해버린 가상화폐


 알고리즘이 문제없이 잘 작동되면 페깅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UST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꽤나 존재했다. 하지만 루나 코인의 알고리즘에 사람들이 의심을 가지면서 지난 12일 폭락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연 20%라는 고이자율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며 의심을 싹틔웠다. 의심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3월 루나 재단의 수상한 행보 때문이다. 담보가 없는 루나 재단이 비트코인 약 13억 달러 어치를 매수해 사람들이 루나 코인과 UST가 불안하다고 의심을 한 것이다. 당시 루나 재단은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했으나, 투자자들의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뒤이어 지난 13일 UST의 가격이 하락하자 보유한 모든 UST를 시장에 판매하려는 공매도 세력의 폭격으로 1UST에 1달러라는 페깅이 불가능하게 됐다.


 페깅이 깨지게 되면 자연스레 다시 새로운 투자자들이 UST를 구매하고 수요와 공급법칙에 따라 다시 1UST에 1달러가 되도록 하는데, 루나와 UST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루나 재단은 UST의 페깅을 구축하기 위해 일전에 사놓은 13억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한계가 드러나 신뢰도가 하락해 페깅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사 작성일인 지난 23일에는 1UST당 0.00075달러로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수많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루나 사태 이후 가상시장의 행태와 투자 시 주의사항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1월 27일 뉴욕타임스에 ㅂ“십몇 년 동안 가상화폐가 발전했지만 투기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글을 기고했다. 이에 대해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는 지난달 18일 YTN 프로그램 ‘쇼미더경제’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이 가상자산이라는 형태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려는 노력들이 루나 사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박했다.


 박 교수는 “가상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거래들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강조했고, 투자자들에게 투자 시 “투자하려는 가상화폐가 실제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아직은 투명하지 않은 가상자산시장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끔 가상화폐를 더 자세히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황현빈 수습기자 I 2hwangbin@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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