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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조] 뒤틀린 배달 산업 구조, 지금 필요한 건 실효성 있는 정책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5-16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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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 경쟁 완화, 지자체의 인프라 활용 통한 배달비 인상 저지 필요
앞서 배달비 인상의 배경과 이로 인해 초래된 사회적 변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배달비 인상에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배달 플랫폼 또한 수수료를 올려도 남는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악순환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자 진창현(경영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대행업체 △배달 노동자(라이더) △플랫폼 사용자(자영업자) 사이의 사업 구조, 그리고 그러한 구조에서 오는 특징이나 문제점이 궁금하다


 배달 대행업체의 수익·사업 구조는 팬데믹 이후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직접 라이더를 고용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배달 플랫폼 기업, 배달 대행업체가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며 배달업을 하던 노동자들은 요식업체에 고용되던 기존의 방식을 꺼리게 됐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나 자영업체도 사고위험에 대한 책임 문제로 라이더의 직접 고용을 기피했다.


 이런 구조로 인해 등장한 것이 배달 대행업체다. 그러나 근무조건, 산재보험 등의 가입에 문제가 생기며 구조적 결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쟁 배달업체에 라이더를 넘길 수 없는 실정에 라이더 관리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 또한 배달비 인상의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배달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도 인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배달 플랫폼은 빠른 배송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점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점유율을 유지 혹은 상승시키기 위해 라이더에게 들어가는 인건비와 함께 배달료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배달료 상승에 따라 라이더의 수입도 크게 상승했다고 보기 힘들다. 플랫폼 기업·대행업체가 수수료를 가지고 갑이 된 상황에서 배달비를 인상하니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Q. 배달기사 부족 현상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묻고 싶다


 코로나19의 영향과 거대한 플랫폼으로의 라이더 편중 현상, 이 두 가지가 주 원인이라고 본다. 라이더라는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 급증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끼리 라이더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로조건 △임금체계 △고용보험 등의 개선과 배달비, 배달 건수와 같은 수수료 문제가 해결돼야 배달 품질의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Q. 국내 배달 플랫폼 독과점 현상의 해결 방안이 궁금하다


 소비자와 외식업체를 연결하는 메이저 플랫폼 기업들은 탄탄한 자본과 인력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배달 수수료 시스템을 보면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는 공공 배달 앱을 도입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라는 배달 앱은 가맹점에서 가입비와 광고료를 없애주고, 소비자들에게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공공 배달 앱들은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차별화를 시도해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매출액 또한 증가한 사례를 보인다.


 공공 배달 앱의 성공을 위해선 서비스뿐만 아니라 구조 개발 또한 필요할 것이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해 배달 앱 개발과 운영은 민간이 주도하고, 시행을 맡은 지자체는 지역화페 유통망과 같은 공적 디지털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관리하는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가 지역 내에 확보 중인 인프라를 활용하면 공공 배달 앱은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굳이 공공 배달 앱이 아니더라도 배달 수수료 인하와 같은 이점을 갖춘다면 독과점 현상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분당에서는 자영업자 100여 명이 모여 배달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배달대행 업체 ‘굿딜리버리협동조합’을 설립해 비영리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을 다수 도입해 무모한 경쟁에서 벗어나 시장을 안정시키고, 소비자 외식업체와 플랫폼 사업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장 형성이 급선무라 본다.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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