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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성신여대 짓밟힌 민주주의, 빗발치는 시위
  • 김봄이 수습기자
  • 등록 2022-05-16 1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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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율 2위 후보의 총장 당선
서울특별시 성북구에 위치한 사립대학교인 성신여자대학교는 제12대 총장선출 결과에 대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총장선출은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본지는 총장선출과 관련된 성신여대 시위에 대해 조사해봤다.


총장선출 방식과 사태의 발생 


 성신여자대학교(이하 성신여대) 법인 이사회는 이번 제12대 총장선출 방식으로, 4주체인 △교수 △직원 △동문 △학생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 1, 2위 득표자 중 한 명을 총장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성신여대의 이번 제12대 총장 후보로는 △신용수 △성효용 △이성근 △김옥임 △김봉수 총 5인의 교수가 후보로 출마했다. 투표 결과 기호 3번 이성근 교수가 약 36%로 가장 많은 득표율을 얻었고 기호 2번 성효용 교수가 28%로 그다음으로 높은 득표율을 획득했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가 진행됐고, 성효용 교수가 50.2%, 이성근 교수가 49.7%의 득표율을 얻어 성효용 교수가 1위 득표자로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이사회에서는 1위 득표자를 총장으로 선출해왔으나 이번 총장선출에서 이사회는 매우 이례적으로 2위 후보인 이성근 교수를 총장 자리에 올렸다. 


학생들의 요구와 끝나지 않는 시위


 4주체의 합의로 도출된 1위 득표자를 탈락시키고 2위인 이성근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출한 행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모두가 이룩해낸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나고 학교 구성원을 무시한 결과라며 4주체를 비롯해 낙선된 총장 입후보자 4인 모두가 결정 철회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신여대 제34대 ‘찬란하는’ 총학생회와 제37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총장선출 당일 회의록과 선발 기준 공개를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여러 시위를 하고 있다. 이에 이사회는 당일 회의록을 공개했으나 현재까지도 총장선출의 명확한 기준은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성신여자대학교 앞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 현장 

 대표적으로 지난 12일 빼앗긴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으며 △총장 당선자와 이사장 사퇴 △성신 학원 정관 개정 △총장선임 과정·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본 시위에는 1,000여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으며 일부 교수들도 이에 동참했다.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평소 재정 운용도 못 하던 이사회가 지금에서야 권리를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 후 각 단과대학 대표자들은 입장문을 낭독했고 성신여대의 공연동아리들도 시위에 동참해 학생들의 사기를 높였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은 꺼지지 않는 불씨가 돼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며 현 상황에 계속해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성신여자대학교 이사회 총장 선임 결정 규탄’이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이번 대규모 시위는 막을 내렸다.


 이 밖에도 지난달 25일 이사회 총장 선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도 릴레이 피켓시위와 포스트잇 액션을 하고 있으며 △규탄 집회 △요구안 공개 기자회견 △행진 시위 등을 진행했다. 또한 오는 24일 전체학생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의 입장과 계속되는 변명


 성신학원 법인이사회 고철환 이사장은 지난 2일 현 상황에 대한 입장문을 내놓았다. “기계적으로 1위 득표자를 총장으로 선택하게 된다면, 위 정관 조항의 취지를 몰각해 그 책임을 해태하는 것이며 법인 이 사회의 인사권이 형해화돼 박탈된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위 법령에 반하는 행위라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진행된 면담에서 이미 이성근 후보를 총장으로 선출했고 외부에 결과가 공개됐기에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나이를 이렇게 많이 먹다 보면 학생들이 볼 수 없는 눈이 또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변명만을 늘어놓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글·사진 김봄이 수습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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