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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소비자가 주체가 되는 세상
  • 이수민 수습기자
  • 등록 2022-05-16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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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동적 소비자의 시대는 가라, 팬슈머의 등장
"언제나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고객 응대에 형식적으로 이용되던 이 멘트는 이제 마케팅의 기본 이념이 됐다. 본지는 소비자 중심의 유통 트렌드에 발 맞춰 팬슈머에 대해 알아봤다.

팬슈머란?


 팬슈머란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사업 전반에 직접 관여하는 가장 적극적인 소비자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팬슈머는 지난 2020년,이미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트렌드 코리아는 해마다 10개의 트렌드 키워드를 예측하여 발표하는 서울대학교 소비자 트렌드 분석센터의 연간 시리즈이다. 작년 10월 6일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소비자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곧 구매의 시작이라는 라이크 커머스가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함에 따라 팬슈머도 뒤따라 재조명되고 있다.


이게 팬슈머 사례였다고?


 최근까지도 화제가 됐던 포켓몬빵 열풍 역시 하나의 팬슈머 사례이다. 래퍼 이영지를 시작으로 전국의 수많은 소비자가 포켓몬빵 재출시를 원했고 이러한 여론에 화답하듯 SPC삼립은24년 만에 포켓몬빵 재생산을 추진하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9년 흥행을 거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는 한동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러나, 해외 소비자들은 짜파구리가 기존에 출시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조합임을 잘 알지 못했고 슈퍼마켓에서 미출시 제품인 '짜파구리'를 찾아 헤메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농심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짜파구리 용기면을 출시했다.


출처: SPC삼립출처: 농심

 현재, 팬슈머는 광고 모델 발탁의 영역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롤린의 역주행으로 브레이브걸스 멤버 유정이 '꼬북좌'라는 별명을 얻게 됐고 팬들은 오리온사가 꼬북칩의 모델로 유정을 채용할 것을 원했다. 작년 5월, 오리온사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유정을 모델로 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고 추가로 제품에 유정의 포토 카드를 함께 넣어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더 나아가 팬슈머는 식품계 이외의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떨쳤다. 대표적으로 방송계에서는 시청자 투표 프로그램의 형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Mnet의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투표의 방식을 이용해 시청자를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시켜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을 높였고 그 결과 최대 6.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마케팅계에서는 리뷰팀를 따로 개설해 꾸준히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메트리스 제조 및 유통 기업인 지누스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들을 수 없는 고객의 후기를 듣기 위해 사내 리뷰팀을 신설했다. 리뷰팀은 주로 낮은 별점의 리뷰를 확인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 및 개선점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누스는 아마존 매트리스 부문 판매 1위에 오르며 북미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처: 오리온출처: Mnet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유, 브랜드 충성도


 기업들이 최대한 많은 팬슈머를 유치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충성도에 있다. 브랜드 충성도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애착 정도를 의미한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는 대체로 선호하는 브랜드를 주변에 홍보하며 신제품이 나왔을 때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팬심 기반의 소비자인 팬슈머 역시 기업의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팬슈머는 기업 마케팅의 주축이 됨과 동시에 소비자 중심의 유통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시킨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수민 수습기자 I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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