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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교비 45억 절감 대신 책임 회피를 택한 이사회
  • 한진희 수습기자
  • 등록 2021-11-22 15: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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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교의 골칫덩어리, 경기드림타워
△약 44.6억 원의 절감 효과 △기숙사 운영 수익의 흑자 변환 △기숙사비 인하 등 경기드림타워(이하 기숙사)를 인수할 시 본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우 크다. 그러나 이사회는 이 모든 이익을 포기하고 본인들의 개인 책임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 이에 본지는 기숙사 인수 안건 부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숙사 인수 안건 부결


지난 1월 서희건설은 본교에 기숙사 운영 포기 의사를 공문으로 전달했다. 이에 이사회 회의에서는 지난 2월부터 기숙사 인수에 관한 안건이 꾸준히 상정됐다. 그러나 진척은 지진부진했고 지난달 25일 진행된 제9차 이사회 회의 또한 ‘기숙사 협약 종료에 따른 합의서 체결 및 SPC1)(경기라이프) 지분 90% 추가 인수 안건’을 두고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서희건설은 왜 기숙사를 포기했을까


본교 기숙사는 서희건설이 건설비를 투자해 건설한 건물이다. 건설 당시 서희건설은 8.9%의 높은 금리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 금리가 높았던 이유는 당시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며, 8.9%의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현재 금리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서희건설은 높은 금리의 이자를 내가며 기숙사를 운영했음에도 기숙사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서희건설은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기숙사비를 인상하거나 우편 배달 서비스를 없애는 등의 시도를 해왔으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본교가 10%, 서희건설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기라이프는 적자 누적으로 인한 자본잠식상태에 빠지면서 서희건설이 기숙사 운영 포기 의사를 전한 것이다.


기숙사를 인수한다면 달라지는 것들


2010년 본교와 서희건설은 약정 계약을 통해 서희건설이 분기별로 대출금 일부를 갚지 않는다면 본교가 대신 이 부채를 떠안기로 계약한 바 있다. 현재 서희건설은 11억 원에 해당하는 대출금을 아직 갚지 않은 상황이며, 상환일인 오는 28일(일)까지 갚지 않겠다고 구두 상으로 여러 번 밝혔다. 따라서 본교가 해당 부채를 대신 떠안는 것이 확실시됐다. 여기서 본교가 대출금을 바로 갚지 못할 경우, 약정 계약에 따라 가산이자 15%가 부과된다. 문제는 서희 건설이 갑자기 기숙사 경영을 포기하며 기숙사 인수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서희건설의 부채를 갚기 위해 현재 재정이 부족한 본교가 대출을 받아야 하고, 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에 가산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곧바로 기숙사를 인수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사학진흥재단(이하 사학진흥)에서 에듀21 행복기숙사 기금을 통해 금리 1.572%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는 현재 해당 기금으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기존의 부채를 갚는 ‘대환대출’의 방식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 대환대출을 이용한다면 기존의 부채를 금리가 낮은 새 부채로 바꿀 수 있어서 기존 금리인 8.9% 와 가산이자인 15%가 아닌 1.572%의 금리만 지불하면 된다. 즉, 앞으로 7년간 44.6억 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와 불필요한 거금이 지출되는 것 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본교는 기숙사 건설 당시 서희건설에 MRG2) 64%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작년과 올해를 더해 약 40억 원 정도를 서희건설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MRG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계산하기 때문에 기숙사를 서희건설이 운영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MRG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기숙사 인수가 이뤄진다면 서희건설과의 계약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행복기숙사 기금을 통해 낮은 금리로 대체할 경우, 금리로 인한 지출이 줄어듦에 따라 앞으로의 기숙사 운영에서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 기숙사는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된 시설 개선이 이뤄진 적이 없다. 기숙사 운영이 흑자로 바뀐다면 기숙사 시설 개선 등을 위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재정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향후 상황을 고려하자면 지속적으로 기숙사 시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흑자를 통해 얻은 이익을 적립시켰다가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돌발사태가 생겼을 때 생겨날 적자를 메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숙사를 인수하면서 서희건설과 협의되지 않은 부분을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고용승계 문제 등이 있다. 이는 서희건설과 소송을 통해 해결하기로 얘기를 나눈 상태이기 때문이며 기숙사를 인수하게 되면 소송이 발생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학생들도 느끼게 될 기숙사 주인의 변화


본교가 기숙사를 운영하게 되면 그 변화가 사생들에게도 피부로 와닿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본교가 기숙사의 운영권을 가지게 될 경우 지난 10년간 사생들이 기숙사를 사용하며 불편한 점을 토로해도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던 것과는 달리,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더불어 비교과 프로그램 활동을 위한 장소로 기숙사를 활용해 학생들이 스터디룸 등으로 사용하게 도울 수도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금전적인 혜택이 돌아가기도 한다. 그동안 매년 평균 3% 정도의 기숙사비용 인상이 있었다. 이 추이로 보자면 내년에도 역시 약 3%의 기숙사비 인상이 예상된다. 그러나 사학진흥의 행복기숙사 기금으로 기숙사를 인수하게 될 시, 향후 1년은 무조건 기숙사비가 인하된다. 낮은 금리의 사학진흥 기금은 학생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회의 선택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9차 이사회 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관련된 이사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현재 이사회는 긴급 이사회 체제로,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이에 이사회 내부에서 해당 안건이 긴급 이사회의 권한 밖이라는 의견이 등장한 것이다. 본교는 여러 법률 자문을 받아 긴급 이사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안건이라는 자문서를 받았으나 이사회 측의 법률 자문 결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며 또다시 의견이 갈렸다.

해당 회의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 내부에서 양측 입장은 팽팽하게 대립됐다. 기숙사 인수를 찬성하는 이사들은 개인의 책임을 피하고자 대학 발전이 걸린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안건을 반대한 이사들은 개인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책임의 무게를 무시할 수 없으며, 이사회가 안정적인 체제로 돌아오면 해당 안건을 다시 논의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결국 참석 인원 6인 중 3인의 찬성과 3인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됐다.


기숙사 인수, 앞으로의 방향은


서희건설은 이미 작년부터 구두로 기숙사 운영을 포기하겠다고 전해왔다. 본교 역시 지난 몇 년간 기숙사 인수를 위해 노력했으나 큰 성과가 없었다. 해당 안건은 최근 3개월 사이에 급물살을 탔고, 기숙사를 완전히 인수할 수 있게끔 조건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안건을 부결시킨 지금, 기숙사 인수는 다시 길을 잃었다. 하지만 본교는 포기하지 않고 이사회 회의 이후 다시 사학진흥, 서희건설과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 내부를 통해 기숙사 인수가 아닌 사학진흥의 기금 신청서 작성이라도 할 수 있도록 지난 12일에 열린 제10차 이사회 회의에 안건을 다시 올렸다. 사학진흥 의 행복기숙사 기금은 올해 안에 소진돼야 하는 기금으로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략기획팀 김선필 팀장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여러 대학들이 여러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기숙사 문제 역시 위험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안건이 부결되면 기숙사 인수가 언제 다시 논의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책임을 강요할 수 없으나 이번 안건은 개인의 책 임이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안건이 꼭 통과돼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진희 수습기자Ιjinhee126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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