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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조] 층간소음, 그 현장의 입장
  • 박선우 수습기자
  • 등록 2021-11-01 10:32:57
  • 수정 2021-11-01 1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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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자세로 대처해야 하는가
앞서 층간소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층간소음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경비소, 입주민들은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각각 어떻게 생각할까?
또한 층간소음 외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이에 본지는 공동주택 경비원과 입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경비원 A(77세)씨 “이성적인 대화가 갈등 해결의 시작”


아무래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아파트라 층간소음 민원은 어찌 보면 숙명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일주일에 3건 이상, 한 달에 20건 이상의 층간소음 민원이 들어온다. 특히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에 층간 소음 관련한 민원이 비교적 많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어린아이들도 △학교 △유치원 △학원 등을 가지 않다 보니 층간소음 민원의 양이 늘었다.


보통 민원이 들어오면 내용을 확인하고 소음을 일으키는 가구에 방문해서 ‘민원이 들어왔으니 주의해달라’고 부탁이나 권고하는 정도인데, 중간에 낀 입장이라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하니 중재에 있어서 애매하다. 서로가 감정적으로 맞선다면 쉽게 해결될 일도 어렵게 꼬이므로 당사자들끼리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그 후 해결이 안 된다면 경비원 같은 제3자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파트같은 공동주택에서 이런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결국 서로 양보와 이해의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대화 시도도 없이 보복하는 일들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이성적으로 서로의 입장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이상윤(21세)씨 “내 행동들이 소음이 될 수 있다 인식하는 것이 우선”



코로나19로 층간소음이 증가한 것은 크게 체감되지 않지만 아파트 주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피해를 봤던 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늦은 새벽에 원인 모를 쿵쿵 소리가 나며 벽이 울린 것이다. 윗집 할머니께서 잠이 안 오신 나머지 새벽에 마늘을 찧으신 것이었다. 민원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할머니께서 내시는 소리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소음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났으나, 다행히 해결은 수월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은 여러 극단적인 사례들이 있지만 이처럼 자신이 내는 소리가 층간소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통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층간소음으로 민원을 넣으면 강 하게 요구하든 부드럽게 이야기하든 관리사무소 측은 소음을 줄여달라 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그분들의 역할은 그 정도라고 생각한 다. 중재자가 더 지위가 높거나 발언권이 확실해야 적극적인 중재가 가능한데,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의 관계에서는 그것이 어렵다. 더불 어 관리사무소·경비소 직원들을 무시하거나 잘못된 인식을 가진 경우 도 많기 때문에, 말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걷는 것, 노래부르는 것 등 자신이 내는 소리들이 남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배려보다 앞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소음이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연길(64세)씨 “참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



코로나19 이후에 확실히 층간소음이 증가했음을 느낀다. 최근에도 쿵쿵대는 소리에 아들이 직접 윗집으로 올라가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한 경험이 있다. 층간소음 밖에도 최근 윗층 할머니께서 난간에 △밤껍질 △고사 리 △시금치 △다듬은 파 등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을 버리곤 한다. 현재 거주 중인 층에는 턱이 있는데, 그 음식물 쓰레기들이 턱에 걸려서 악취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래도 민원을 넣으면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부분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경비소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인 등 갈등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으려면, 공동주택인 이상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불편함들에 대해 너무 깐깐하게 대할 것이 아니라 참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선우 수습기자Ι202110242ps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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