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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누구에겐 귀여운 고양이, 누구에겐 시끄러운 고양이
  • 김화연
  • 등록 2021-10-20 0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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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매주 일요일 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 중 쓰레기통을 비우는 업무가 있다. 매장을 환기시키기 위해 매장의 문을 열고 쓰레기통을 비우는데, 처음 보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먼발치에서 기자를 바라봤다. 별다른 생각 없이 계속해 쓰레기통을 비우니 그 고양이는 점점 다가와 매장 안까지 들어왔다. 귀엽다는 생각에 쓰다듬기 위해 다가갔지만 고양이는 사람의 손이 익숙하지 않은지 곧장 몇 걸음 뒤로 도망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이에 기자는 고양이가 매우 굶주려 그토록 경계하는 사람에게까지 다가와 먹이를 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난생 처음으로 매장에서 고양이용 참치캔을 사 종이컵에 덜어 먹이를 줬다.

 

 하지만 먹이를 준 뒤 기자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회에는 기자처럼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캣맘·캣대디로 불리는 이들은 가출하거나 유기되는 등 수많은 이유로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등의 도움을 준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구하기 쉬운 장소를 인식하게 되면 그곳에 몰려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캣맘·캣대디가 제공하는 먹이는 고양이를 몰려들게 하는 것이다. 그 고양이들은 울음소리를 내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쓰레기봉투를 훼손하는 등 인근의 거주민들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인간이 생태계에 개입해 자연에서 살아가는 특정 동물을 돕는 행동은 문제시될 수 있다. 또한 그 행동이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친다면 제재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동물들도 고통을 느끼며, 생명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인간으로 하여금 연민의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인간에게 버림받아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일 수도 있다. 물론 자연에서 선택받지 못한 동물을 보호할 이유는 없지만, 그들을 보호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과연 길고양이들을 위해 먹이를 제공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마땅할까?

 

·사진 김화연 기자Ιkhy730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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