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05-31 09:33:11
기사수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전 기획팀장, 노동건강연대 정우준 활동가


Q. 노동건강연대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1988년 15세의 문송면 군이 수은 온도계를 제작하다 수은병으로 사망해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병으로 기록됐다. 동시에 원진레이온에서도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났다. 이에 △보건의료인 △시민단체 활동가 △노동조합 △법률인 등이 모여 노동과학연구회를 설립했다. 그 단체는 2001년 6월 30일에 노동건강연대로 이름이 바뀌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동건강연대는 주로 △청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 등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기 어렵고, 자신의 권리를 쉽게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안전 등의 문제를 주로 다루는 단체이다.


Q.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람은 주로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이것을 쉽게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원청이나 대기업이 보호하지 않고 외부에 맡겨진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그러한 사람에 속한다. 흔히 이것을 ‘위험의 외주화’라고 한다. 위험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똑같은 것이 아니라 더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주로 맡겨지는 고용형태와 산업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 한 상황이 법과 제도에 있어서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사망사고가 계속 일어났음에도 기업은 400만 원 가량의 벌금만 내고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등 약한 처벌로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와 기업이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맞물린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망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본다.


Q.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기존의 △대중 △기업 △정부 등은 노동자가 부주의해 일어 난 일인 산업재해를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인식 속에서 사회는 기업을 처벌하는 것을 꺼렸고, 이로 인해 본 법안이 물밑으로 올라오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법안 발의를 위한 10명의 의원을 모으는 것조차 힘들었다. 입법을 한 이후에도 법안이 관심을 받지 못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회의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인식이 있는 사회에서 기업을 처벌하는 것이 경제를 죽인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수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이 농성했다. 그 결과 사회는 산업재해가 개인의 책임이 아닌 기업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였고, 결국 70%가 법안에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현재 제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이 본 법안을 1호 법안으로 내놓으며, 민주당도 당 대표가 법안 도입 추진을 약속했다.


Q.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떤 장점을 갖는가


이 법은 처벌에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처벌당하지 않기 위해서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사망사고가 일어났을 때 평균 벌금 400만 원, 1%의 사건에서 말단 관리자만이 실형 선고를 받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법이 시행되면 기업에서도 사고를 예방하는 데 들이는 비용이 사고가 났을 때의 벌금보다 적게 돼 사고를 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엔 대중이 산업재해를 노동자의 부주의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산업재해를 기업의 노력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재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방안은 무엇인가


사실 산업재해는 안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이 핵심이다. 경제적, 사회적 자본이 없는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더 불안정하고 위험한 일을 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다. 고용의 형태든 사회적인 형태든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산업재해는 줄어들기 어렵다.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일터가 민주적이고 평등한 일터로 바뀌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산업재해는 건설업이나 제조업 등 한정적인 직업군에서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극소수의 이야기 △나와 관련없는 이야기 △내가 개입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가 가진 불평등과 비민주적인 부분이 최악이 된 것이 산업재해이다. 산업재해를 너무 안전문제에 국한해 생각하지 말고, 우리 사회의 전반적 불평등 문제로 보고 같이 해결해나갔으면 한다.


김화연 수습기자│khy7303@kyonggi.ac.kr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kgunews.com/news/view.php?idx=318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미술비평의 현대적 의미
  •  기사 이미지 메타버스, 제2의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다
  •  기사 이미지 [학술] 오케스트라의 화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이드배너_중앙도서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