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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안전하게 끌고 가세요
  • 김화연
  • 등록 2021-05-17 11: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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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과속’ 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릴 것 같다. 기자는 학교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쉴 새 없이 빠르게 달려왔다. 고등학교 내내 수능을 위해서만 사용돼 경직된 몸은 대학교에 와서 △학생회 △ 신문사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에 적응하지 못했고, 고등학교 시절 학급 친구들 30여 명의 이름을 외우는 데에도 한 달이 넘게 걸렸던 두뇌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겠다는 욕심에 지쳐있었다.


 기자는 다양한 일로 지칠 때마다 거리를 걷고는 한다. 하루는 서울에 가서 친구들과 재밌게 논 뒤 급한 과제를 해야 했던 날이 있었다. 카페에서 바쁘게 과제를 끝냈지만 아직 다양한 일들이 기자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날은 집 방향으로 걸으며 서울의 풍경도 즐기고, 지친 마음을 달래기로 결심했다.


지하철 노선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양화대교 앞에 도달했다. 아직 많이 남은 체력에 더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양화대교를 건너 계속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대교 위에 서니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평소에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가슴 즈음까지 오는 난간 외에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고, 인도는 사람 두 명이 나란히 걸어가면 빠듯할 정도로 좁았기에 혹여나 떨어질까 불안함에 휩싸였다. 그런 생각에 대교를 벗어나고 싶어 더욱 빠르게 걸었다. 꾸준히 걷다보니 대교의 끝 부분에 도달했고, 넓은 인도가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바닥만 보고 걷다가 끝에 도달했다는 안도감에 고개를 들어보니 ‘자전거 탑승금지, 안전하게 끌고가세요’라고 적 힌 간판이 보였다.


 간판을 보니 이 좁은 다리에서 빠르게 자전거를 탔다면 정말 위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기자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조심히 걸어왔다면 긴 거리를 걸어오는 동안 심하게 두렵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천천히 걸으면 안정됐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니 우리네 인생도 양화대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그동안 너무 빠르게 달려왔고, 이에 불안했다. 그러니 이제 조금은 천천히 걸어 안정을 되찾고 주변의 경치도 바라봐야겠다. 여러분도 너무 빠르게 달려와 힘들다면 가끔은 천천히 걸어가며 편안한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글·사진 김화연 수습기자│khy730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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