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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스탯캐스트, 야구를 보는 더 생생한 시각
  • 조승화
  • 등록 2021-04-12 1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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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버메트릭스를 넘어선 야구 혁명
리그 수준이 날이 갈수록 발전해 가면서, 팀과 선수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눈높이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야구에 통계학을 접목한 세이버메트릭스가 선수들을 평가하는 주류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최근 세이버메트릭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스템인 팬들의 스탯캐스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본지는 스탯캐스트에 대해 자세히 다뤄봤다.


 본지 1038호(2019.10.21. 발행) 30면 학술 지면에서는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소개했다. 세이버메트릭스란, 수학적·통계학적 방법론을 도입해 야구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하는 방식을 말한 다. 기존의 △승수 △타점 △홈런 등의 클래식 스탯으로는 선수의 가치를 완벽하게 평가할 수 없었기에 세이버메트릭스의 등장은 많은 전문가와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wRC+(조정 득점 창출력)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와 같은 기록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프로 구단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이버메트릭스가 야구의 모든 것들을 보여주지는 못 한다. 여전히 현장에서 직접 야구를 하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경험보다 단순한 숫자들이 위에 설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야구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표들의 계산 방법이 각 사이트 마다 통일되지 않았고 계산 과정에서 오류도 존재하는 등 한계도 명확한 편이다. 창시자인 빌 제임스 역시 이러한 점을 들어 세이 버메트릭스를 맹신하지 말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세이버메트릭스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이 바로 스탯캐스트이다. 스탯캐스트란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레이더 기술과 광학 카메라 여러 대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야구공이나 선수들의 움직임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스탯캐스트는 메이저리그 어드밴스드미디어에서 트랙맨 사의 레이더 기술과 카이런헤고 사의 카메라 기술을 결합시키면서 탄생했 다. 이를 통해 연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야구장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로써 야구 팬들은 클래식 스탯과 세이버메트릭스 같은 플레이 결과에 대한 정보뿐 만 아니라 스탯캐스트를 통해 ‘과정’의 정보 역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스탯캐스트는 주로 홈플레이트 뒤와 3루 베이스라인에 설치하며 고화질 광학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해 야구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우선 레이더로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자마자 빠르기와 경로를 파악하고 여러 대의 광학 카메라로 3차원 좌표를 인식한 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초당 25장씩 찍어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중계 영상에 덧씌우면 팬들이 볼 수 있는 스탯캐스트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스탯캐스트를 통해 △투구 회전수 △타구 발사각도 △ 수비수의 반응 속도 등 공수주 모든 면에서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데이터들을 통해 선수들이 더 나 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능한데 대표적인 사례로 무명 선수에 불과했지만, 스탯캐스트를 통해 커브의 비중을 늘려 팀의 중심투수로 성장한 콜린 맥휴가 있다. 이러한 성과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전원은 홈구장에 스탯캐스트를 설치했고 다른 구단들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뜬공 혁명1)’, ‘배럴 타구 2)’ 등과 같은 새로운 야구 트렌드가 탄생해 이에 부합하는 선수들 의 가치를 올려줬다.



 KBO 리그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모든 팀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지만, 모든 구단이 선수 기량 향상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팬들 역시 스탯캐스트를 통해 도출되는 데이터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사례로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가 시범경기 기간에 작년 리그 평균 (2,250 RPM)을 상회하는 직구 회전수(2,433 RPM)를 기록해 상당히 화제가 됐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신인임에도 선발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렇듯 스탯캐스트는 메이저리그를 넘어 KBO 리그 까지 전파될 정도로 야구 분석의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으며 향후 관련 기술들의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한 데이터를 팬들에게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승화 기자│tmdghk03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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