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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 약자가 억울함을 겪는 현실
  • 이예림
  • 등록 2017-04-10 10:42:14
  • 수정 2017-05-12 15: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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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한 편으로 세상보기 - 7번방의 선물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며,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이나 집단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표현한 사자성어다. 이는 자본주의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생존경쟁이 이뤄지는 현대 사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약자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거나 강자로부터 벗어날 기회조차 지니지 못한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약자들을 향한 불평등함이 지나쳐 그들이 억울한 상황을 겪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7살 딸을 둔 정신지체 장애인 용구이다. 그는 6살의 지능을 가졌음에도 항상 성실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딸 예승이의 생일 선물로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기 위해 가게로 향한 용구는 세일러문 가방이 모두 팔렸다는 소식에 절망한다. 그 때 마지막 세일러문 가방을 구매한 소녀가 용구의 눈앞에 나타났고, 용구는 가방의 다른 판매처를 알려주겠다는 소녀를 기쁜 마음으로 따라 나선다. 그러던 중 소녀가 미끄러운 빙판길에 넘어졌고 갑자기 위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사망하게 된다. 놀란 용구는 인공호흡을 하며 소녀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바지를 풀었으나, 이 모습이 목격자의 오해를 샀다. 결국 그는 강간 및 유괴, 살인 혐의로 잡혀가고 억울한 누명과 함께 교도소 7번방에 수감된다. 시간이 지나며 교도소 안에서 사람들의 신임을 얻게 된 용구는 주위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을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재판소에 들어서기 전 죽은 소녀의 아버지인 경찰청장이 죗값을 치르지 않으면 예승이를 죽이겠다며 협박하고, 겁에 질린 용구는 재판에서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인정해버린다.

 

 장애로 인해 낮은 지능을 가진 용구는 분명 사회의 약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다. 그러나 억울한 상황 속에서 벗어날 수 없어 누명을 썼고, 누명을 벗을 기회가 마련됐음에도 협박에 못 이겨 사형수가 된다. 용구의 억울함은 오해와 해명 능력의 부족,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공평함과 편견 때문에 발생했다. 아무리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세상이라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약자의 억울함은 아무도 보상할 수 없다.

 

 약자라는 이유 하나로 사회에서 배척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도 많다. 다만 그것이 억울한 일이라는 사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분명 우리도 어느 순간에는 약자로서 살아왔을 것이다. 약자가 살기 힘든 세상 속에서 수많은 약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현재, 우리는 그들을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 만일 우리의 눈에 그들을 향한 색안경이 끼워져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것을 벗어던지고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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