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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공공 의대를 감싼 정부와 의사협회의 신경전
  • 윤태경
  • 등록 2020-09-15 09: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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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꺼지지 않는 갈등의 불씨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결점 중 하나인
‘의료진 부족’이 화두가 됐다. 정부는 공공 의대를 설립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추진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공공 의대에 대해 알아보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을 알아보고자 한다

공공 의대 설립 배경과 추진 상황

 

 그동안 정부는 지방의 의료 취약 문제를 공중보건의1) 제도로 대응해왔다. 지방은 의료시설과 의료진 수가 부족하며 인프라가 열악해 의료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환경이다. 게다가 의사들이 수도권과 성형외과 등의 일부 과목에만 몰리는 문제는 열악한 의료환경 해결의 걸림돌로 작 용해왔다. 이와 관련해 故 박원순 前 서울시장은 “신속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 의료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정부 및 다른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공공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코로나 19가 발생해 의료진 부족 등의 상황이 발생하자 공공의 료인 양성을 위한 공공 의대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8년 구 서남대학교 부지에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대학교·대학원 형태의 공공 의대 설립을 계획을 발표했었 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2018년 9월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됐다. 의사 수를 늘리고, 그중 많은 인 원을 의무적으로 10년 동안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하게 하겠다는 내용의 법률안을 상정해 공공 의대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통과 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 공공 의대 설립을 위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고 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해 통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는 공공 의대로 △감염 △응급 △분만 △수술 등 필수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해 지역 의사 선발 전형을 도입하는 등의 계 획을 설정해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의료계의 반발

 

 그러나 의료계는 정부의 공공 의대 추진 계획에 크게 반발했다. 의료계는 공공 의대 설립과 더불어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를 지적했으며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집단 파업이 결정됐다. 한편 이들은 기존 국립의대나 공공의료기관을 적극적 으로 활용해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 정책을 마련하고, 공공 의대 설립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정책을 백지화한 후 의료 수의 인상, 인프라 확충 등을 중심으로 대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료개혁을 성공시키려면 필수 의료인력 확보와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보건의료노조는 현장에서 의사가 모자라 간호사가 전공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공 의대 설립에 찬성했고 의료계에 종사 하는 다른 직군들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병원협회에서는 병원에 의사와 간호사가 모자라 환자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없어야 한다며 의료진들의 파업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지역 간 의료 접근성의 차이가 크고, 필수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공감대 는 형성됐지만, 그 방안을 두고는 의료계 내에서도 입장 차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공공 의대 협의 상황

 

 현재 의료계와 정부는 공공 의대 설립과 의대 증원 추진을 ‘원점 재검토’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하며 정책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완전 철회가 아닌 ‘원점 재검토’라는 합의 내용에 대한 우려로 상당수의 의대 학생들은 아직 국가고시 거부와 동맹 휴학을 고수하고 있다. 지속해서 합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책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학생들의 주장 을 정부가 ‘비합리적 요구’라고 일축하자 의료계는 ‘의정 합의 파기’를 언급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다. 이로 인해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정 합의가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태경 기자│tksky112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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