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내 손 안의 작은 마켓
  • 백민정
  • 등록 2020-09-15 09:20:07
기사수정
  • 우리 동네 중고거래부터 정보공유까지
“기타 사고 싶은데 어디 괜찮은 악기점 없을까?”
“당근마켓에 검색해봐!”

 

당신 근처에도 마켓이 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당근마켓’은 이용자 거주지 반경 6㎞ 이내에서 중고거래 및 소상공인 홍보가 가능한 동네 거래 플랫폼이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동네 주민과의 직거래가 주요 거래 수단이기 때문에 배송 수단에 대한 비용이 절감되고 GPS기반의 지역 인증이 필요해 안심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매너 온도’라는 제도를 도입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중고거래에 대한 간단한 평가를 하고 그 평가가 좋을수록 거래 신뢰도가 높아지게 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온라인 앱 월평균 실행 횟수 및 체류시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6년 1월 10만 명 미만이었던 월 방문자 수가 지난 3월 550만 명을 돌파하면서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중고거래의 매력


 당근마켓의 흥행 요인으로 지난 달 9일 종영한 JTBC 방송 프로그램 <유랑마켓>을 빼놓을 수 없다. 당근마켓과의 합작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스타가 직접 동네 주민과 중고거래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하며 소소한 인기를 얻었다.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당근마켓에 가입하면서 프로그램 방영 직후인 지난 3월부터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이다.

 

 그 동안은 중고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이 많았다. 비대면 중고거래는 제품 상태 확인이 어렵고 사기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는 “사람들이 중고차를 외면하고 새 차를 사는 이유는 중고차를 판매하려는 동기에 대한 의심 때문이다”라며 중고거래의 ‘정보 비대칭성’에 대해 지적했다.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판매자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의 이러한 결함을 ‘동네 직거래’로 해결했다. 번개장터의 안심거래 결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미니멀 라이프의 유행도 중고거래를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제품의 상태는 양호한데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 공간만 차지할 때 그 제품이 필요한 누군가를 찾아 판매하는 것이다. 도서 <경제 시그널>에 따르면 신제품 시장과 중고제품 시장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매일 신상이 출고되고 제품의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중고시장은 더 이상 낡고 헌 것이 아닌, ‘리셀(resell)’ 문화의 선두가 된 것이다.

 

비행기 신발 벗고 탈 사람들에게

 

 당근마켓의 경우 어플 내 ‘자주 묻는 질문’에 들어가면 처음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사기를 당했을 때 대처 방법이나 판매금지 물품을 미리 확인해두면 좋다. 한편, 직거래라고 해서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네 주민과의 직거래라는 점을 악용할 수도 있다. 판매 및 구매 직거래 시 낮 시간대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에서 하길 바란다. 또 입금 후 판매자가 잠적하는 사례가 많으니 선입금을 요구한다면 주의하자.

 

[ 판매 금지 물품 ]

가품이나 이미테이션 / 주류, 담배 / 반려동물 / 도수 있는 안경(온라인 판매 불법) / 콘택트 렌즈, 서클렌즈(온라인 판매 불법) / 헌혈증 / 종량제봉투 / 화장품 샘플(온라인 판매 불법) 등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