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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미처 알지 못한 채 지나간 그 순간에, 무엇보다 진실하기를
  • 윤태경
  • 등록 2020-06-09 09: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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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민준

출판사 자화상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지만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이를 인정하는 방법은 각자마다 다르다. 이 책은 내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고독 △외로움 △쓸쓸함 △불안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감정을 잘 풀어 냈다. 불확실한 삶과 지나간 사랑, 오래도록 꿈꿨던 자신의 꿈을 기록하고 있어서 독자의 시점에서도 김민준 작가 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공감하게 된다. “사는 동안 살고, 죽는 동안 죽어요. 살 때 죽어 있지 말고, 죽을 때 살아 있지 마요.”1)라는 책의 인용문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과연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해준다.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는 184편의 글을 담은 산문집이다. 호흡이 짧은 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글에 빠져들 수 있도록 간결하지만 적당한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들을 담아낸다. 본문 사이사이에는 책과 영 화에서 가져온 인용문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자신이 겪은 아주 사소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문체로 그대로 담아내며 자신의 △사랑 △추억 △외로움에 관한 세세한 감정선을 드러낸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추억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얘기를 자주 하지 않는 기자는,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문체로 녹여낸 글을 통해 삶을 공 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이 낯설 수 있지만 김 작가는 쉽게 얘기 하지 못하는 경험과 감정들을 그대로 담아낸다. ‘감정을 다채롭게 꺼낼 수 있는 건 작가의 능력’이라는 구절에서 다채로운 감정은 좋은 작품의 원동력이지만, 누 군가와의 관계를 금 가게 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위로가 됐던 이유는 작가의 감정에 공감하기 때문이고, 작가가 꺼내 놓은 그 감정들은 경험을 통해 고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익숙해졌다는 것임 을 느끼게 된다. 기자가 이 작가를,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작가가 오히려 독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느낌을 받 게 해주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숨기고 싶은 가장 내면의 감정을 공유하고 작가가 드러낸 감 정이 사실은 우리가 깊숙이 숨겨둔 감정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내가 외면했던 감정들을 대신 드러내 주 고 인지해 그것을 받아들이게 해주면서도 치유하고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윤태경 수습기자│tksky112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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