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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인 미디어 전성시대!
  • 한민주
  • 등록 2017-03-27 21:14:39
  • 수정 2017-05-04 1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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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콘텐츠로 만드는 세상

시대를 이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일반적으로 동영상을 생산하고 게시하는 창작자를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라고 칭한다. 이 명칭을 쓰는 것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단순히 동영상의 창작자일 뿐만 아니라 자신 이 만든 동영상을 매개로 자신들의 팬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의 창조자 역할도 동시에 감당해내기 때문이다. SNS 미디 어 플랫폼 회사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아프리카 TV’에서는 이 들을 ‘BJ(Broadcasting Jockey)’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이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다.

 

 이들 크리에이터 가운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영향력 을 발휘하는 창작자들이 나타났고, 수많은 시청자들은 그들의 콘텐츠를 ‘구독’하는 형태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구독은 다시 말해 특정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콘텐츠가 게시될 때마다 알림을 받아 시 청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구독 시청하면서 이들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가치가 상승했고, 부가적인 관련 수익이 발생하면서 콘텐츠 크 리에이터는 어엿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아이돌 못지않게 두터운 팬 층

 

 초기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주로 게임이나 스포츠 해설로 시청 자들에게 재미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단순 해설을 넘어 △먹방 △ 쿡방 △영어강의 △화장법을 소개하는 뷰티방송 △개그 영상 △키 덜트 족들을 위한 토이 제작 방송 △외국인의 문화소개 방송 등 친 근한 일상의 소재를 가공해 제작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크리에이터에는 게임 리뷰 콘텐츠 크리에이 터인 ‘대도서관’이 있다. 유튜브 계의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그는 약 1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욕설 없는 깨끗한 방송으 로 주가를 달리고 있다. 대도서관은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 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의 CF모델로 활약하는 등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약 124만 명의 사람이 구독하는 뷰티 콘텐츠 크리 에이터 ‘씬님’은 뷰티콘텐츠 업계에선 웬만한 연예인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는 인물이다. 단순히 예뻐지는 화장법을 알려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성 있는 메이크업을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설명해준다. 작년 4월에는 인기에 힘입어 자체 화장품 브랜드 를 론칭하기도 했다. 그 외에 먹방 콘텐츠 크리에이터 ‘밴쯔’(구독 자 약 145만)와 한국 문화 소개 콘텐츠 크리에이터 ‘영국남자’(구독 자 약 150만)도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하고 있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플랫폼, MCN의 등장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위 해 새로운 방송 수익 산업이 등장했다. 바로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는 다중채널네트워크다. MCN은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의 수익 구조에서 탄생했다. 1인 창작자들이 만든 인기 콘텐츠를 많은 소비자들이 시청하며 광고 효과를 거두자, 점차 많은 광고주들이 1인 창작자들의 콘텐츠에 관 심을 보였고, 광고를 문의했다. 이에 따라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수익 관리나 마케팅 활동 등을 대신 관 리해 주는 MCN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CJ E&M이 지난 2013년부터 MCN 사업에 진출해 ‘크리에이터그룹’이라는 브랜드로 1인 창작자에 대한 △마케팅 △ 저작권 관리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분야 지원을 시작했다. 2년 후, ‘크리에이터그룹’은 명칭을 ‘다이아TV’로 바꾸며 아시아 최고의 MCN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 E&M과 같은 기존 사업자들만 MCN 사업에 진출하는 건 아니다. 최근 몇개월 사이 ‘트레져헌터’와 ‘비디오빌리지’와 같은 MCN 스타트업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방송계의 ‘SM엔터테 인먼트’로 불리는 ‘트레져헌터’는 1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게임 리뷰 콘텐츠 크리에이터 ‘양띵’을 비롯해 털털한 성격과 화려한 입 담으로 인기를 끄는 ‘김이브’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이외에도 2014년 12월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인 ‘비디오 빌리지’에 는 페이스북 동영상으로 유명세를 탄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의 안재억 △정지환 △선여정 등이 소속돼 있다. 비디오빌리지는 현 재도 끼많은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을 발굴해 스튜디오와 촬영장비 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크리에이터 산업의 양면성


 다양하고 혁신적인 콘텐츠 제작을 하는 크리에이터의 증가는 시 청자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 기존의 미디어에서는 평균적인 시청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밖에 없었다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좀 더 미 시적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돼 이용자의 세분된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게다가 1인 방송은 제 작 공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기존에 비해 적은 비용으 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 문이다. 시청자들은 방송 시간 내내 채팅창을 통해 의견을 내며 방 송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몰입감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기존 미디어의 유통 방식을 해체하는 1인 방송의 매력은 바로 사용자와의 자유로운 소통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미디어보다 통제 수단이 적은 탓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콘텐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송이 유통된다는 문제가 드러 나고 있다. 예로 지난 2일 특정 크리에이터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 랐다. BJ철구가 방송 중 동료 BJ와의 불화설에 대해 설명하다 ‘콘 텐츠가 없다’는 한 네티즌의 말에 “방구석에서 X칠하면서 결혼 못 하고 매일 기초생활수급금 받으면서 도시락이나 먹어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방송 시청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비하’라고 항의했다. 그렇게 시작된 시청자와의 말다툼 끝에 그는 결국 아프리카TV 측 의 방송정지를 받았다. 이처럼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모두가 주체 가 돼 소통하는 시대로 발전한 만큼 사용자들의 자체적인 윤리의 식은 물론 구체적인 제도적 절차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동영상 플랫폼에 진입하고 있으나 사 용자들의 관심은 소수의 인기 창작자들에게 집중돼있고, 아직은 10~30대의 젊은 세대 중심으로 사용자가 한정돼있는 것도 약점으 로 꼽힌다. 그렇지만 기존 미디어에 비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을 무기로, 크리에이터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그 범위 를 넓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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