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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 평범의 그리움
  • 편집국
  • 등록 2020-03-30 09: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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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현재 자신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해 본다. 어쩌면 그동안 미처 주의 깊게 살펴 볼 수 없었던 주변의 일상을 소중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들 속에서 지내고 있다.

평범의 미학이 재발견되고 본래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간절한 소망과 함께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는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꿔 놓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모든 사람들을 한정된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제한을 하고 있으며 화창한 봄날 교정을 누벼야 할 활기찬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일상과 관련된 그림이야기를 해 본다.

 

현대미술에서의 일상에 대한 관심은 그 전시대에도 없진 않았으나, 대략 19세기 말 인상주의 회화의 출현과 무관하지 않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에 있는데 먼저 일상의 모습은 마치 순간의 포착한듯한 시간성에 주목한 점이다. 당시 사실주의의 동시대성 이라는 관점의 극한이 만든 미학 속에서 인상주의 회화는 존재하였고 시간의 강물위로 흘러가는 물결처럼 현실이란 결정된 상태라기보다는 움직이는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일상 속에 다양한 인간, 풍경 모습의 순간을 관찰해보면 관념적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바로 형태와 색채는 시간과 환경에 따라 유동적이며 즉각적 인상효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면에 그려진 여러 가지 이미지들은 매 순간 서로 갈등하는 힘들의 불안정한 균형상태로 존재하므로 확고하게 보이는 모든 것들은 해체되어 미완의 단편적 성격을 띠며 그저 바라 보이는(seeing) 객관적 실체에서 차츰 벗어나 바라본다(looking)라는 주관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인상주의 화가들은 이젤을 들고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 직접 보고 그리는 사생을 선택하였다.

마네(Manet), 모네(Monet), 드가(Degas), 르느와르(Renoir), 피사로(Pissarro)등이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이며 이어서 후기인상파 세잔(Cezanne), 고호(Gogh), 고갱(Gauguin)의 그림은 더욱 현대주의 양식으로 나아간다. 특히, 세잔의 화법은 피카소(Picasso)의 콜라쥬를 창안케 하는데 이것은 일상의 실제 오브제(Objet)-신문,헝겊,악보등을 직접 화면에 붙이는 형태의 미술을 선보인다. 또한, 뒤샹(Duchamp)의 다다(dada)적 반미학 제스처인 오브제와 1960년대 네오다다(Neo dada)의 컴바인회화(combine painting) 그리고 앤디와홀의 팝아트(Pop)의 평범한 이미지의 실크스크린(판화기법)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처럼 일상이라는 평범속에 비범한 요소들이 시대의 소중한 예술과 문화를 선도하거나 영향을 끊임없이 주며 우리들 주변에 있음을 경험한다. 누군가 평범함이 가장 어렵고 소중하다고 했던가? 미술에서도 그저 놓여있는 하나의 꽃병,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을 적신다. 주위의 만나던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빨리 어려운 시국에서 벗어나 활기찬 교정의 밝은 웃음을 만나고 싶다.

 

                                                                          김기창 (서양화.미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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