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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사람’
  • 김수빈
  • 등록 2020-03-30 09: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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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차별에 몸 사릴 곳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코로나 19가 아시아권을 넘어 전 세계로 전파되자, 각국에서는 동양인 혐오로 이어졌고
해외에 거주하는 동양인들은 더 이상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동양인들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 행위에 대해 알아봤다.


인종차별, ‘레이시즘’ 

 인종차별의 사전적 정의는 ‘인종적 편견 때문에 특정한 인종에게 △사회적 △경제적 △법적 불평등을 강요하는 일’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나치스의 유대인 박해, 백인의 황화론(黃禍論)1)에 따른 황인종 배척, 미국과 남아프리카의 흑인 차별 등이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유럽권 인종들의 황인종 배척은 흔하게 뉴스나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유럽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자 다양한 곳에서 코로나 전파의 이유가 동양인이라 생각하며, 동양인을 향한 무차별적인 차별과 혐오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김기연(국제관계·3) 군 “인종차별과 전염병은 연관성이 있어” 

 프랑스 릴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크게 느꼈던 인종차별이 없었으나 코로나 발생 이후 조금씩 경험했다. 예전에는 지하철에 타도 느껴지지 않던 시선이 발생 이후 느껴졌으며 길을 걷다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라고 소리치는 경우도 있었다. 초반에 중국과 한국에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온 사실과 계속해서 퍼지 는 코로나 때문에 동양인처럼 생긴 사람에게 ‘이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다’라고 일반화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생각한다.

김은일(호주 그리피스대학·2) 양“차별에는 이유도 계기도 없어” 

 호주는 평소에도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있는 지역에서는 물리적인 폭력 보다는 주로 ‘칭챙총’과 같은 언어에 의한 차별을 겪었다. 호주는 이제 막 전파가 시작되고 있어 아직은 겪은 바가 없지만 학교를 제외한 곳에서는 되도록 혼자 다니지 않는다. 최근 들려오는 폭력 사건들은 평소에 일어나던 사건 들임에도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기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전염병이 불을 지핀 것일 수도 있으나, 인종 차별을 쏟아낼 대상이 전염병을 통해 정해진 것 같다. 차별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고, 아시아인이 차별받는 것을 인지하면서 자신이 타인에게 쏟아내는 차별을 인지해야 한다. 

A(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2) 양“한국도 호주와 다르지 않다” 

 코로나 발생 전에도 각종 인종 차별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도 외국인노동자들을 하대하거나 외국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농담으로 치부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똑같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 한국은 외국인이 인종차별을 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였으면 한다.

B(캐나다 에밀리 카 대학·19졸) 양“공포로 발화된 광기는 약자를 향한다”

 코로나 발생 이후 기존에 당하던 인종차별과 큰 차이점은 없지만 마스크 착용 시 쳐다보는 시선에 경계심이 느껴진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땐 강 건너 불구경하듯 중국인을 조롱하던 백인들이 사태가 심각해지자 분노에 사로잡혀 약자들을 향해 혐오를 하는 것을 보면 전염병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인종 차별의 이유에 전염병이 하나 추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빈번한 인종차별 

 국내에서도 해외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적 행동이 이뤄져왔다. 가장 흔한 차별로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결혼 이주 여성을 향한 차별 △흑인을 향한 혐오 발언 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민의 46.7%가 외국인 근로자와 범죄율이 비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 2018년 기준 55%의 사람들이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위협을 느낀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의 노력을 통해 한편에서는 개선된 모습도 있지만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1) 청일전쟁 말기인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주창한 황색인종 억압론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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