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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흔한 이별 노래 속 충격적인 이야기
  • 김은종 기자
  • 등록 2020-03-30 09: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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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개 국어 능력자 △애완견 매니저 △랩 레슨 선생님 등 귀여운 별명들 뒤에 숨은 능력자 기리보이. 그의 본명 은 홍시영으로 만화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 모범생이었다. 그러던 중 친한 형이 SNS를 통해 랩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됐고, 단순히 흥미를 위해 시작한 랩에 재미를 느껴 래퍼가 됐다. 기리보이는 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다 른 사람의 비트를 사용하는 게 싫어 작곡도 도전했다.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던 유명 래퍼 어글리덕은 그를 래퍼 스윙스에게 추천했고 결국 그는 저스트뮤직이라는 소속사에 들어가게 된다.

 

 주로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를 랩으로 표현하며 첫 미니앨범 ‘치명적인 앨범’을 통해 음악적인 능력을 보여줬 고 이후 힙합 경쟁프로그램 쇼미더머니3에 참가자로 출연했다. 시작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된 기리보이는 탄탄한 기본기와 독특한 랩 스타일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또한 꾸준한 음반 작업과 기리보이만의 특별한 가사, 멜 로디로 두꺼운 팬층도 보유하게 됐다. 랩뿐만 아니라 작곡 능력도 인정받은 그는 유일하게 쇼미더머니, 고등래퍼에서 모두 우승자를 배출한 프로듀서다. 결국 ‘한국힙합어워즈2018,2019’에서 2년 연속으로 올해의 프로듀서로 선정돼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그는 작년 한 해에만 무려 60개의 곡을 만들며 △정규 △미니 △싱글 합 30집 앨범의 주인이 됐다.

 

 그중 기자가 소개하고 싶은 앨범은 2018년에 발매된 ‘3곡’이라는 앨범이다. 앨범에는 △빈집 △후레자식 △앵무 새가 수록돼 있다. 기리보이의 대표곡이라고 불리는 ‘빈집’은 집착이 심한 남자친구가 결국 혼자 남겨져 외로이 빈 집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평소 이별 이야기도 밝은 비트를 선호하던 기리보이가 암울하고 느린 비트에 랩을 하게 돼 더욱 집중 받았다.


I’ve been lovin’ you since when I woke up 깨어날 때부터 널 사랑해왔어 - 『 빈집 中 』


 팬들은 ‘맞춰 죽이는 사랑은 피구’, ‘너는 날 범죄자 보는 거 마냥’ 등의 자극적인 가사에 의문을 가졌고 기리보이 는 인터뷰를 통해 “집착이 결국 폭력으로 불거진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당시 사회에서 큰 이슈 였던 데이트 폭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예시로 ‘돈 없이도 난 널 살 수 있어’라는 부분은 돈 없이 너를 폭력으 로 붙잡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에 팬들은 충격을 받았고 ‘랩으로 소설 쓰는 기리보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많은 사람들은 랩이 서로를 욕하고 깎아내리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리보이처럼 랩에 이야기를 담는 래퍼도 존재한다. 이별 발라드만으로 위로가 되지 않을 때 그의 랩도 들어보길 바라며, 랩에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 이 랩과 힙합에도 흥미를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은종 기자│kej8328@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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