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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차별은 ‘소수의 악함’이 아니다
  • 문예슬
  • 등록 2020-03-16 0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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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대한민국은 다양한 차별 논란으로 시끄럽다. 대표적인 논란으로 △성차별 논란 △성 소수자 논란 △지역 차별 등이 있으며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불편충’이라는 신종 멸칭으로 불리곤 한다. 뿐만 아니라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제목의 책이 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로 동명의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으며 이는 선량한 시민일지라도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앞서 살펴본 신조어들은 모두 ‘차별’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신조어들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가져줄까? 먼저 불편충이라는 단어는 상대방의 혐오 발언을 지적했을 때 혐오를 지적해 준 사람을 오히려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만들며 사실상 관련 논제에 대한 발언권을 뺏는다. 결국, 불편을 느낀 사람들은 숨게 되고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 사회는 혐오가 가득한 사회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바로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자각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남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단어로 사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19 사태를 안타깝게 여겨 중국에 기부한 사람일지라도 ‘짱깨’라는 중국인 비하적인 단어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본인이 스스로 모순을 깨닫고 고쳐나간다면 이 단어가 순기능을 한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속담처럼 남을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은 말일지라도 누군가는 그 말에 의해 상처받을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집단, 특히 소수성을 가진 집단에 대한 발언과 생각은 신중해야 하며 그에 대해 스스로 검열해야 한다. 절대 차별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누군가가 차별을 지적했을 때 그를 받아들이고 반성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제보다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는 소수자들이 살기 편한 세상을 위해. 

문예슬 기자│mys0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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