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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적인 식당들 덕분에 비위도 상하네
  • 전은지
  • 등록 2019-11-11 13: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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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으로 장난치지 마라탕
올해 국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음식이 있다. 바로 ‘마라’다. 올해 초 시작된 유행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교 근처 마라 음식점의 채소 통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의혹이 본교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하는 등 늘어나는 가게 수에 비해 음식점의 위생 상태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에 식품 위생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2018)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외식비로 지출하는 평균적인 금액은 3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식비로 달마다 약 3만원 가량을 소비하고 있으며 외식이 삶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뉴스큐의 기사에 따르면 음식점들의 식중독 발생률이 높으며 외국 관광객의 불만 사항 중 음식점 위생에 대한 불만족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년 국내 식중독 발생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약 2조 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외식으로 소비하는 금액이 매년 높아지는 것에 비해 식품 위생 의식은 아직도 부족한 것이다.

 현재 음식점 위생 제도로는 식품위생법과 음식점 위생 등급제가 운영되고 있다. 식품위생법이란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 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 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위생상 유해한 식품 △병육(病肉) △제품 등의 검사와 검사제품의 표시 등 음식물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리·집행하는 것이 법률의 주요 요소다. 음식점 위생 등급제란 음식점의 위생 상태를 평가한 후 우수한 업소에 한해 등급을 지정하는 것이다. 이는 외식 인구가 증가하고 음식점의 식중독 발생률이 높아짐에 따라 도입됐으며 다양한 인증 제도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줘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했다. 이 등급제를 지정할 경우 지정증 및 표지판을 제공하고 △기술 △시설 △설비 △개·보수 융자를 지원하며 2년간 출입 및 검사 면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런 제도적인 노력에도 불가하고 비위생적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예시로 든 마라탕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한 영업장이 적발된 예도 있었는데 식약처에서는 마라탕을 판매하는 판매점과 원료공급업체 63곳의 위생을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곳이 37곳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술안주 △다이어트 식품 △일반 육수 재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곤 하는 닭발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닭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음식점에서는 피부병에 걸린, 곪은 닭발들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곪은 닭발에서는 가정집 변기보다 최소 10,000배 더 많은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이외에도 지난 2018년에는 강원도 속초에서 유명하던 ‘만석 닭강정’이 식품 위생법을 위반한 것이 기사로 나와 화제가 됐다. 식약처는 식품의 유통기한 위조, 주방 위생 상태 불량 등의 행실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 “체계적인 감사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어” 

 식품의 감사는 각 지자체에서 이뤄진다. 식품 안전처의 기준에 따라 각 지방의 위생공무원이 매년 일정 기간 검사를 하게 돼 있다. 날짜 역시 각 지자체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일정하게 정해진 기간에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생적으로 많이 불안해하거나 비위생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기간에는 꼭 검사를 실시한다.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계절이 되거나 지역의 특정 행사가 있어 사람이 갑자기 몰릴 경우에는 위생에 소홀해질 수 있다. 따라서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 감사 기간을 정한다. 감사는 늘 불시적으로 이뤄진다. 미리 감사 기간을 들었다는 부분은 각 지자체 관할이라 잘 알 수는 없지만, 사전에 고지를 하고 감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 과거 해썹(HACCP) 업체는 일정 기간에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정기평가 날짜를 사전에 고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것마저도 불시방문을 통해 평가한다.


그렇다면 현재 음식점의 위생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직 음식점 아르바이트생, 본교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용진(용인송담대·1) “최악 중의 최악인 가게” 

 해산물을 파는 음식점에서 3개월 정도 일을 했다. 이 식당에서는 점장이 담배를 피운 뒤 바로 음식을 하곤 했다. 이 외에도 고객이 밑반찬으로 나가는 메추리알이나 새우를 먹지 않고 남길 경우 이를 물에 씻어 재사용하곤 했다. 나중에는 이를 보다 못 한 알바생들이 재사용을 하지 못하게 반찬을 으깨서 가져갈 정도였다. 장사가 잘되지 않았기에 재료비를 아끼고자 음식을 재사용한 것 같았고 점장의 위생 관념도 부족했던 것 같다. 튀김기도 잘 세척하지 않았고 약밥에 쓰이는 대나무나 장식으로 쓰이는 잎들 역시 전부 재사용했다. 물론 감사가 오기는 했지만 감사를 받기 직전 위생과 관련된 모든 일을 끝마치곤 했다. 정확하게 언제 감사가 온다고 점장이 얘기를 하면 청소를 했기에 감사에 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식품 위생등급 우수 업체와 같이 우수한 가게에 주는 표창장이 가게에 걸려 있었는데 이것이 가장 충격이었다.

양서진(산업디자인·3)양 “음식 먹을 때 불안해” 

 평소에 외식 반, 집밥 반 정도로 외식을 자주한다. 배달음식을 포함하면 1주일에 3,4번 정도는 외식을 하는 것 같다. 예전에 어묵 국물에 눈썹 같은 이물질이 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후로 비슷한 식당을 가면 괜히 신경이 쓰여 더 자세히 보곤 한다. 비위생적인 식당들이 많은데 음식을 사람이 먹는 것이니만큼 깨끗하게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음식점 등급제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음식점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소비자들이 음식을 안심하고 먹기 위해서는 감사를 더 꼼꼼히 자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에 따라 가게를 나눠 간판을 잘 부착한다면 소비자들이 깨끗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믿고 먹을 수 있게 음식을 깨끗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홍서연(바이오융합·1)양 “제도적 노력 많이 필요해”

 본인은 외식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학교에 있는 평일에는 거의 외식을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5번은 외식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 식당에 갔을 때 냉면에 벌레가 나온 적이 있었다. 우리 테이블은 아니고 옆 테이블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그 식당은 안 가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위생적으로 부족한 식당을 보면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고 왜 식당을 저렇게 관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음식 위생 등급제에 대해서는 식당 앞에 붙이는 간판을 보고 알게 됐다. 위생법 등을 통해 마라탕 가게도 적발이 되는 등 조금씩 위생에 대한 검사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 주방을 공개해 위생을 볼 수 있게 한다거나 감사 날짜를 자주 잡는 등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다녀가는데 자신의 이익이나 귀찮음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글·사진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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