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책] 당신의 당연함, 누군가에게는 학대
  • 정아윤
  • 등록 2019-11-11 09:39:57
기사수정

 

 여성의 인권은 아직도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00% 6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삶이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혐오와 차별들을 당연하게느낀다. ‘82년생 김지영은 이런 당연함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충격과 자각의 계기를 준다.

 

198241, 대한민국의 여성으로 태어난 김지영씨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남성인 정대현씨와 결혼했고, 작은 홍보대행사 회사에 다니다 딸 정지원양을 출산한 후 퇴사했다. 김지영 씨는 지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가슴이 묵 직하고 답답한 느낌이 느껴졌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힘내서 생활하곤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다른 누군가가 빙의해 속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를 이상하게 느낀 정대현 씨는 정신과 병원에 방문해 의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결국 김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치료를 한다. 유년기 시절부터 정지원 양을 출산하기까지 김지영 씨가 받았던 여성으로서의 부당한 내용들, 하지만 여태껏 당연한 줄 알았던 삶의 내용들을 김지영 씨의 담당 의사가 재구성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형태로 서술된다. 마지막에서 의사 또한 아이를 가진 여성을 보며 편협한 사고를 갖는, 다소 어두운 결말로 책의 내용은 끝맺음을 짓는다.

 

우리 주위에는 우리도 모르게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게 이뤄진다. 여성이 운전을 조금이라도 못하면 역시 여자였어”, “여자가 무슨 운전을 해라는 말이 쉽게 들리고, 여성을 상대로 이뤄진 범죄는 너무나도 많은 탓에 보도율은 발생률에 비해 저조하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여성의 인권을 요구하는 것을 페미니즘의 한 단계라고 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의 이야기들을 전하는 이들에게 사회는 욕을 한다. ‘82년생 김지영속에는 그 어떤 이들을 욕하거나 폭력적인 장면 없이 그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연예인이 이 책을 읽을 경우, SNS 계정이 욕으로 도배되고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당한다. 지구상에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우리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결코 소수의 의견이 아니므로 이제는 들을 때가 됐다.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살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당연하게 느껴졌던 부분조차 새로 바뀌어 우리의 삶이 편해지는 그날까지 우리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정아윤 기자aqswde928@kgu.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