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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해
  • 김수빈
  • 등록 2019-11-11 09: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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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움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도 있을 수 없다. 기자는 이 말들을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 미움 받는 것이 두렵고 힘든 일임은 당연하다. 그래서 기자는 최대한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화가 나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하며, 티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미움 받지 않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자의 생각을 바꿔준 물음이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과연 행복한가?’ 이 한 마디는 기자의 인생을 바꾸어주는 행운 열쇠가 됐다.

 

  기자생활을 시작하면서 동기들과 힘든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모두가 공감하며 말하길, 기자는 ‘미움을 사는 직업’ 같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직접 선택한 일이기에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어리고, 미움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미움받을 용기가 아직은 부족한 이십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이다.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른다.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사진을 찍어야 하거나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초면인 사람들과 말을 섞기도 하며, 때로는 예민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답변을 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최대한 맞추고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함에도 불구하고 이유 없는 따가운 시선이나 말들에 상처를 받곤 한다. 그럴 때면 기자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미움받고 싶지 않은 기자의 삶에 가시가 박히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든 기자 생활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한번은 모 종교동아리에서 신문이 기도에 도움이 됐다며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비타민 음료를 가져다주신 적이 있다. 작은 쪽지에 감사인사를 전하셨는데, 그걸 받은 순간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모두 잊혀졌다. 뿐만 아니라 손 前 총장 사건의 경우, 신문사에서 가장 먼저 취재를 시작했던 부분이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들과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 집회를 보면서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처럼 힘들고 하루하루 전쟁 같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미움받는 일도 많은 만큼 응원과 격려도 많이 받는다. 그렇기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본교 신문 기자로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도 조금 더 발전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조금 어렵고 힘들지만 상처받고 미움받는다는 것도 인정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지금보다 더욱 행복해질 나를 위해 이제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보자.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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