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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리얼하게 아는 사람 없나요?
  • 정아윤
  • 등록 2019-09-25 15: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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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 관계자의 생각을 들어보자
지난 11일, 기자는 실제로 리얼돌 전시회에 참관하게 됐다. 비교적 외진 곳에 있는 이 전시회는 음산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구석진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전시회에 들어서자 전시회 관계자는 신발을 갈아신고 장갑을 낄 것을 요구했고,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리얼돌을 조심히 디뤄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인터넷에서 사전 조사한 것과는 다르게 좁은 규모에 소수의 인형들만 준비돼 있었으며, 눈대중으로만 봐도 150cm가 안돼 보이는 인형이 있어 크기를 물어보자 관계자는 대답을 피했다. 실제 전시회를 다녀와서 리얼돌, 특히 150cm도 안돼 보이는 리얼돌을 관람하니 현재 리얼돌의 심각성이 각인됐다.

 

Q. 리얼돌 전시회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구매자에게 리얼돌을 소개해 드리며 보고 구매하실 수 있게 하는 목적으로 열게 됐다. 리얼돌 하나의 가격이 300만 원을 육박하는데, 이는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기엔 너무 큰 가격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전시회에서 직접 보시고 구매하시는 소비자분들이 많다.

 

Q. 실존하는 인물의 얼굴을 제작할 수 있는가?

 

A. 자체 제작이 된다는 데가 있지만 가격대가 안 맞아 시장 논리상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본인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면 인형의 틀부터 골격까지 일일이 만드는 데에 수지 타산이 안 맞아 기성품과 같은 가격에 판매할 수가 없다. 게다가 주문 제작을 한다고 해서 원하는 퀄리티가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사기 사이트가 대부분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입하는 과정에서 통관이 막혔다면서 실제 물품을 안 보여 주는 방식으로 사기를 치곤 한다.

 

Q. 대법원의 리얼돌 수입 허가 이후 업장에 변화가 있는가?

 

A. 수입은 안 되는데 국내 생산 판매는 됐던 기존의 법에서 법안이 통과돼 이제는 수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세관에서 막고 있어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수입이 막혀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번 리얼돌 수입 합법화에 의해 리얼돌이 더욱 화두에 오르게 돼서 결국엔 매출이 오르는 결과를 그려낼 것이다.

 

Q. 리얼돌에 대한 한 마디 부탁한다

 

A. 리얼돌은 관계용으로 제작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로워서, 옆에 그냥 두고만 있어도 좋은 존재로 바뀔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혼밥 하면 친구 없는 사람으로 봤다면 지금은 혼밥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당연한 시대가 된 것과 같다. 또한 우리가 어렸을 때보단 미래공상 과학에 보면 꼭 나오는 내용 중 하나가 섹스토이였다. 이런 것들을 모두 봤을 때 리얼돌 산업이 확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정아윤 기자aqswde928@kgu.ac.kr

덧붙이는 글

누군가의 생계가 되는 사업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인권이 유린될 수 있는 사업인 리얼돌. 개인의 자유 보장을 위해 또 다른 개인의 인권을 가해하는 경우가 생기면 안 된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다수가 알아야만 한다. 과연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지 다시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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