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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ke, 절대 브랜드의 추락
  • 편집국
  • 등록 2019-09-09 09:59:43
  • 수정 2019-09-09 1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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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은 ‘소통’에 있다


 1997
10월 아시아 금융위기의 전조가 다가오던 시점, 브랜드가치 1위를 자랑하던 코카콜라의 CEO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회장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이주에타는, 대외 부문은 도널드 커프, 내부 관리는 더글라스 아이베스터에게 맡겨 16년 동안 기업 가치를 높이고, 엄청난 성공을 이룬 인물이었다. 후임 회장에는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일하는 일 중독자 아이베스터가 취임했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우등 졸업하고 회계 법인에서 근무하다 코카콜라에 합류했고, 고이주에타 회장을 보필해 주가를 35배나 끌어올린 유능한 인물이었다.

  아이베스터는 때가 좋지 않았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코카콜라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흑인 종업원에 대한 차별대우로 소송에 휘말리고, 유럽에서 코카콜라를 마시고 집단 복통증세를 호소하는 이물질 파문이 벌어졌다. 당시 사과에 인색한 나머지 실기한 점이 큰 실책이었다. 대외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는데, 아이베스터는 이사회. 이사들과도 터놓고 지내지 못했고, 유럽의 규제 당국, 월마트와 디즈니같은 큰 고객, 자회사 임원들과 사이가 나빴다.

  경쟁자 커프는 코카콜라를 떠났지만, 폭넓은 인맥 덕분에 코카콜라 지분을 8% 가진 투자회사 회장에 취임했다. 자연스럽게 커프의 의견이 직간접적으로 코카콜라에 전달되자, 아이베스터는 경영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투자회사 설립자는 실적 악화를 빌미로 코카콜라의 최대주주인 워런 버핏과 논의한 뒤, 출장간 아이베스터를 공항에서 만나 해임을 통보했다. 경영진이 자주 교체되고 안정되지 못한 코카콜라는 점점 실적이 악화됐다.

  그 사이 만년 2위의 펩시는 인도 출신의 여성 CEO 인드라 누이를 영입해 안정된 경영을 이어갔다. 누이 CEO는 사회적 트렌드를 미리 읽고 건강한 음료브랜드를 개발, 인수해 성공했다. 패스트푸드를 매각하고, 스포츠 음료, 천연 주스로 브랜드를 확장해 기업 이미지를 바꿨다.

  1996
년 미국 시장 점유율은 코카콜라 42%, 펩시 31%였다. 12년 뒤, 누이 회장이 취임한지 3년만인 2008년 펩시의 매출은 433억 달러, 코카콜라는 319억 달러로 역전됐다. 마침내 펩시는 매출, 영업이익, 시가총액, 1주당 가격 등 모든 지표에서 코카콜라를 추월해 1위로 등극했다.

 소통 부족이 개인 아이베스터의 낙마와 조직의 몰락을 불렀다. 아이베스터는 사소한 것도 직접 챙기고, 남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그건 리더십이 아니다. 전임 회장 고이주에타는 이사들과 자주 환담했고, 경쟁자 커프는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네트워크를 강조했는데 말이다. 권위있는 경제 전문지 <포춘>은 보도했다. “아이베스터의 가장 큰 문제는 독선이다.

 말단 사원이 아닌 한 업무는 책상 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CEO는 물론 중간 관리자만 되더라도, 책상 위의 일보다 대내외 소통이 훨씬 중요하다. 직원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다른 부서, 협력회사와의 대화를 통해 매끄럽게 협업해야 한다. 규제 기관이나 언론의 동향을 파악해 미리 대응해야 한다. 시장의 기대를 미리 읽고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해야 한다. 책상 위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다.

  포드는 소비자들이 T 카에 싫증을 느끼는데도 똑같은 제품만 밀어붙이다 제너럴모터스에 역전의 기회를 주고, 토요타에도 밀렸다. 반면 애플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소비자 스스로 인식하기도 전에 파악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등극했다. 결론은 자명하다. 성공하려면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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