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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을 상품으로, 이대로 괜찮은가?
  • 정아윤
  • 등록 2019-09-03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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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각한 수준의 아동 상품화
우리 주위에서는 아동이 주연으로 구성된 프로그램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송들은 자칫하면 아동 상품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본지는 아동 상품화에 대해 취재해 봤다.

 

아동은 상품이 아니에요

 

상품화란 어떤 물건이 상품이 되거나 상품으로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상품화의 대상이 아동이 된다면, ‘아동이 상품으로 된다는 뜻이 된다. 아동 상품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아동이 단순한 수입 창출의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취학 아동은 부모의 통제하에 행동하도록 교육받는다.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성인에 비해 표현력도 부족하다. 아이들의 미성숙한 표현력과 그 환경을 이용해 방송·화보 등을 제작할 경우 아동 학대 아동의 노동력 착취 정서적 학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방송법 제33조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 속에는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 형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또한 제456항에 방송은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되는 복장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출연시키거나 어린이와 청소년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아동 상품화의 논란을 가진 방송·화보 등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아동 출연 방송, 좋아하니?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어린이 유튜버 보람튜브는 지난 20179,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아동 학대로 고발당했다. 문제가 된 영상에서는 게시 당시 5세밖에 되지 않은 이보람 양이 출산하는 장면 운전하는 장면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장면 실제 차량으로 인형의 다리를 절단시키는 장면 등 잔인하고 선정적인 행위가 묘사됐다. 이에 대해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실과 허구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비도덕적인 행동을 시키고 이를 반복한 점을 볼 때 아동에게 주는 피해가 상당하다이로써 광고 수입을 챙긴 것은 아동 착취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브랜드 광고에서도 아동 상품화가 만연하게 이뤄진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최근에 논란이 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의 광고가 있다. 해당 브랜드 광고에서는 여아에게 짙은 화장을 시키고 성인이 입을 법한 민소매 원피스를 입히며 어린 아이에게 성인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또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에서 입술만 클로즈업하고 쾌감에 빠진 표정으로 힘 없이 볼풀로 떨어지는 등 성적인 행위를 암시하는 장면들이 포함됐다. 결국 배스킨라빈스는 광고 게재 이틀만에 공식 사이트에 있는 해당 광고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의 입장을 전달했다. 아동들과 가족의 일상을 보여 주는 예능 프로그램 또한 아동 상품화의 비판을 피해갈 순 없다. 이런 프로그램은 아동 상품화의 악영향 중 하나인 정서적 학대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고승우 언론 사회학 박사의 말에 따르면 방송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은 프로그램 촬영 과정에서 판단 미숙 등으로 인해 잘못된 인식을 지닐 수 있고, 이러한 어린 시절에 갖게 되는 가치관이 성장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 강력한 규제를 위해

 

위와 같은 사례들 때문에 아동에 대한 방송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 성 상품화 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청원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진행됐다. 해당 청원은 배스킨라빈스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방통위 방송 심의 관련 규정이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청원은 약 3,800명의 동의와 함께 종료돼 아쉽게도 답변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이와 같은 내용의 청원이 더욱 활발하게 등록돼 아동규정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다양한 아동 주연 방송들은 제각각 다른 성향을 띄고 있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아동 주연 방송들은 어떤 방향성을 띄는 게 올바를지, 아동 규정이 어떻게 더 강화돼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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