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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약자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진정한 영웅
  • 김수빈
  • 등록 2019-09-03 16: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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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어릴 적부터 봐오던 수많은 히어로 영화들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외모 △실력 △인성 모두가 출중해야만 영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사회에서 ‘승리자’로 일컬어지는 돈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 영웅으로 적격일까? 영화 ‘엑시트’는 우리 사회 속 ‘영웅’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백수 n년차 주인공 ‘용남’은 대학시절 산악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 이후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구박을 받는 취준생이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 연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용남의 가족 앞에 의문의 유독가스가 나타나고 그 유독가스에 의해 그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유독가스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 옥상으로 올라가 정부에서 보내주는 헬기를 타고 탈출하려는 용남의 가족들은 열리지 않은 옥상 문을 발견하게 되고 용남은 과거에 클라이밍을 했던 경험을 살려 가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옥상 문을 연다. 가까스로 도착한 옥상에서 헬기를 통해 탈출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결국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무게가 넘어 모두가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누구도 선뜻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용남과 그의 동아리 후배였던 ‘의주’만 제외하고 탈출한다. 이후 그들은 계속해서 더욱 높은 곳으로 도망치며 탈출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갖게 되지만 건물에 갇혀있는 아이들을 대신 살리면서 두 번째 탈출 기회도 양보한다. 두 번이나 약자를 위해 탈출 기회를 양보하고, 위험천만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던 두 사람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크레인으로 올라가고, 결국 구조된다.

 

 이 영화에서 용남은 초반에 취직도 못하는 철부지 막내 아들처럼 묘사된다. 조카는 물론이고 온 가족이 그를 부끄러워하고 그의 미래를 걱정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모두를 살리는 ‘영웅’이 된다. 가족들이 무시하던 동아리 경험과 약자를 위한 희생정신이 그를 영웅으로 만든 것이다. 반면 어린 나이에 사장이 돼 재력과 명예를 과시하던 사장은 옥상에서 구출될 때, 누구보다도 먼저 구조 헬기에 탑승한다. 그에게는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의무감도, 명예도 없다.

 

  모든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극한 상황의 두려움 속에서도 영웅은 존재한다. 특히 영웅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난다. 엑시트의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약자를 위해 용기 있게 희생하는 사람, 두려움을 이겨내고 약자들을 지켜내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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