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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University, Universitopia(유니버시토피아)를 고안하며
  • 편집국
  • 등록 2019-06-12 09:20:03
  • 수정 2019-06-12 09: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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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도 제 1학기 한 학기 강의를 마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이 앓고 있는 근본 질병이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가르치면서 배우며 많은 문제를 성찰하였다. 대학 본연의 임무와 기능이 어디 있는지 진지한 고민을 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구상하고 새로운 대학의 이상과 이념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대학을 설계하자고 제안한다. 대학 안에 있으면서 대학 밖을 생각하고, 대학 밖에서 대학 안을 혁신하는 생각을 하나의 백일몽이다. 그것은 꿈에 장주가 나비를 꾸는 것이면 동시에 나비가 장주의 꿈을 꾸는 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은 세 가지 고통을 안고 있으며 정도가 심각한 것을 볼 수 있다. 전공 경계의 벽이 완강하고 이를 넘어서는 일이 쉽지 않다. 전공을 정하고 경계를 짓는 것이 근대대학의 출발점이었으나 이미 그것이 많은 문제를 남긴 것을 우리는 너무나 깊이 알고 있다. 전공 경계를 허물고 이를 극복하려 하지만 제도가 가로막고 기득권을 가진 세력과 관료들의 지휘가 이를 차단한다. 전공 경계를 허무는 대학 설립을 여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교육수급자를 경계의 울타리로 늑약하고 자신들이 쌓은 지식만으로 기득권 세력을 유지하면서 전공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이들을 철저하게 틀어막고 있다.

  더욱 심각한 고통이 하나 더 있다. 대학의 본디 임무가 학생들의 취업과 진로를 찾아야 함에 있다고 하면서 결국 이들의 창조력은 말살한 채 이들을 미시적이고 종속적인 지식인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경계선을 긋고서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만을 따르라는 전형적인 아집의 고통을 강요한다. 그런데 교양과 전공의 소아증후가 더욱 심각하여 교육수급자들이 더욱 굳어진 영역에서 많은 지식의 과부화로 신음하고 있다. 다양한 경로로 취할 수 있는 지식의 폭이 훨씬 세분화하면서 그것이 족쇄가 되고 굴레가 되어서 이들을 점점 지치고 노후하게 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포기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진다. 학습자들에게 미래가 없고, 이 때문에 전망 부재의 대학교의 일상과 삶에 고통을 받고 있다.

  대학에서 세대갈등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학문의 경계를 지키면서 미시적 지식인으로 틀어막은 결과 학생과 학생, 교수와 학생, 졸업인과 사회인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난무한다. 자신의 경험을 유일한 척도로 삼고 자신의 전공만을 무기로 삼아 하나의 틀을 고착시킨 결과 전세대, 현세대, 차세대의 연결고리를 망실하고 이들이 집단의 이기로 집단적인 공동체의 이상이 교란되고 있다. 우리 공동체의 삶은 더 이상 희망과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생활이 사라지고 개인생활이 넘쳐나고 물신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대학의 이상, 민족의 번영, 세계의 공존과 기여, 윤리적 공동체와 의무 등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대학의 핵심적 이면은 학문에 있다. 학문은 전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세말단적인 지식을 벗어나, 인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조화와 생성의 공간을 염두에 둔 총괄적 학문인의 완성에다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대학인의 임무이다. 학문을 크게 보고 대학을 매개로 모든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힘이 모여져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구성원들이 만나는 학문의 장을 열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대학은 지식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특정하게 사이버 공간에서 제공하는 단편적인 지식과 경쟁하면서 전공 이상의 지식과 보편지혜의 근간을 통한 통찰과 영감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 대학을 우리는 대학을 넘어서는 대학, 초대학 곧 Beyond University라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세계대학이라고 하는 뜻으로 Universitopia(유니버시토피아)를 고안한다.

 Universitopia
UniversityUtopia를 합친 것으로 자연과 인간, 생명체와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면서 전공자와 학습자의 경계가 없이 대학의 행정기관이나 교육의 테크로그라트가 없는 진정한 학교의 이상을 수립한다. 모든 교수들이 학생들을 자유롭게 공개 강의하고 자유롭게 방담하고 전공의 높이와 깊이를 갖추었으나 보편지혜를 핵심적으로 터득하고 공유하면서 우열을 가르지 않고 낙제생이 없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인류의 공영과 개인의 행복을 생각하면서 대학에서 높은 차원의 이상을 설계하는 이들이 많고, 이들의 삶을 진정하게 자극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몸담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상을 설계하고 함께 공유하면서 서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진정한 혁신을 담아내는 대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대학의 이상을 실천할 수 있으며, 새로운 학문이 시작되려는가? 이상대학이 실현회지 않는다고 해도 아름다운 꿈은 버릴 수 없다. 이러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겠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대학 사명을 재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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