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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희비극, 영화 ‘기생충’ GV에 가다
  • 문예슬
  • 등록 2019-06-10 16: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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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GV란 Guest Visit의 줄임말로 관객과의 무대인사를 뜻한다. 이는 영화 상영이 끝난 이후 진행되며, 1시간가량의 질의 응답으로 구성돼 영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기자는 지난달 31일, 영화 ‘기생충’의 GV에 직접 참석했다. 해당 GV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참석했으며 배우연구소 백은하 소장이 진행을 맡았다.





Q.“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예고편에서 등장한 이 노래는 남매인 기정이와 기우가 영역을 확장하고 지키러 가는 출정가의 느낌이다. 두 사람 자체가 팀을 이뤄 움직이는데, 서로 믿음이 생기는 순간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박소담 시나리오를 받고 가장 처음 외운 대사가 그 노래였다. 부잣집 초인종을 누르고 사기를 치기 직전, 친오빠와 눈을 마주치며 해당 노래를 부르는 것에서 등장인물들이 이 사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상상이 됐다. 그 장면에서 ‘이 남매 참 열심히 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우식 처음 봤을 때 남매가 성격이나 외관 모두 정말 닮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은 손이 많이 가는 유형인데, 촬영을 하며 박소담 배우가 정말 친남매처럼 많이 챙겨줬다. 

Q.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송강호 봉 감독이 말했듯 영화제를 위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다 보니 큰 영광된 순간을 느끼게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외부적인 것이 아닌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다. 

이선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라 현실감이 없다. 벅찬 느낌이 계속 남아있는 것 같다. 

봉준호 상을 받은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하지만 수상한 날 하루만 기뻐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도 다음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 이 작품이 경력의 마지막이 아닌 경력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Q.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으로 마침내 칸 영화제 수상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동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송강호 봉 감독이 20여 년 동안 견지해왔던 △사회에 대한 통찰 △삶에 대한 비전 △인간에 대한 집요함 등의 큰 리얼리즘이 기생충이라는 영화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산맥을 넘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이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이 매우 기뻤고, 감동적이었다. 굳이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긴 세월 동안 목도할 수 있었다. 

봉준호 나는 조금 유치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본인과 함께 일한 배우의 최고작이 본인의 작품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저 감독 영화 중 최고작이 내가 주인공인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그 유치한 관점에서 상상해보라. 송 배우는 이창동, 박찬욱 등의 감독들과 뛰어난 작품들을 많이 작업했다. 따라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배우의 최고작은 내 작품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래서 대사 한 마디나 작은 묘사 하나라도 잘하고 싶었고 송 배우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한 번에 매혹되는 장면이 있기를 바랐다.

글·사진 문예슬 기자│mys0219@naver.com
덧붙이는 글

봉 감독은 마지막으로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혹시나 본교 학생 중 아직 관람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스포일러를 듣기 전에 관람하기를 바란다. 이 영화는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여주며 예상치 못한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기자는 봉 감독의 당부처럼 이 영화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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