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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3주체의 입장
  • 김희연
  • 등록 2019-06-12 08: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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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1033호(19.05.27 발행) 표지 사진 한 장으로 손종국 前 총장과 법인은 현재 뜨거운 여론 분위기의 중심에 섰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학 주체별 성명서를 발표한 △교수회 △노동조합 △총학생회(이하 3주체)의 각 대표자들을 만나 집중취재 해봤다.





교수회가 바라보는 손 前 총장의 행보

“이사장, 손 前 총장 복귀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

 

Q. 손 前 총장이 지난달 24일,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한 전말을 알려 달라

 

 대략 한 달 전, 법인에서 추진 중인 ‘경기발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와 관련해 손 前 총장이 언급됐고 수원캠퍼스에 사무실을 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교수회 측에서 파악한 결과, ‘경기발전위원회’의 위원장 취임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본교 측에서 손 前 총장에게 사무실을 제공했다고 한다. 이후 이사 간담회를 명목으로 서울캠퍼스에 등장했던 것인데, 외부인의 참석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더불어 본교에 파괴력과 상징성을 지닌 외부인 손 前 총장의 등장은 구성원에게 거부감 혹은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본 간담회에서 손희자 이사와 김석휘 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들의 ‘사표 수리 여부’ 및 ‘후임 이사 선출’이 논의될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손 前 총장의 이사회 간담회 참석 의도를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Q. 지난달 28일,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가


 우선 3주체는 손 前 총장이 학교 이사 간담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표했다. 모두가 부적절하다며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그들은 본교 ‘수원·서울캠퍼스 부지 개발’에 관한 안건으로 이사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개발을 제안했던 회사와 이사들이 참석해 논의했으며, 김통 이사장은 이 제안에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체와 손 前 총장을 배석해 진행된 간담회의 목적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처사다.


 한편, 지난번 이사 간담회 때 손희자 이사와 김석휘 이사가 사표를 제출했기에 그것이 수리된다면 이사 자리가 남게 된다. 따라서 그 빈자리에 손 前 총장이 이사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이사장은 ‘손 前 총장이 들어올 수 있다’고 답변했다.

 

Q. 손 前 총장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교수회는 손 前 총장의 복귀에 강력히 반대한다. 다만, 법인 측 의견은 다르다. 이사장과 진행한 면담에서 김 이사장은 앞서 말했 듯이 손 前 총장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손 前 총장 재직 당시 학교순위가 높았으나 지금 하락한 것은 그가 없기 때문’임을 강조하며 손 前 총장의 공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교수회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2004년 법인이 중심을 못 잡고 서로 권력다 툼을 했기에, 본교가 혼란과 혼동에 빠진 것을 간과한 무책임한 언사라고 파악한다.


 손 前 총장이 주장하는 ‘선친이 세운 학교’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지대 사태에서 봤듯이, 법인이나 경영의 문제로 어려워지는 학교가 종종 있다. 본교의 존재로 법인이 실재하듯 설립자의 자손을 우선시하는 모험은 적절하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본교는 지리적 여건을 더불어 많은 면에서 현재처럼 어려움을 겪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위기에 처한 본교의 상황과 구성원 단합 결여 및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를 법인에서 숙고해 무조건 구성원을 배척하는 자세는 삼가길 바란다.

 

Q. 정년퇴직 연령이 지난 교직원이 본교에 근무한다는데 자세히 듣고 싶다

 

 본교 직원 중 정년퇴직 연령이 넘은 자가 재직 중인 것은 사실 이다.1) 2017년 8월 본교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그는 손 前 총장과 금전적 거래관계라는 루머가 있었다.

 현재 시설 관리로 임용된 상태며 특별한 보직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당시 대학 본부는 충분한 재정을 보유하지 않고 더불어 모든 구성원이 임용·재임용에 반대했음에도 성사돼, 오는 8월 중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만일 계약 만료 후 재차 계약이 이뤄진다면 무기 계약직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의혹이 많고 본교에 절실히 필요치 않은 자와의 계약 당위성이 의심되는 만큼, 인사권을 지닌 이사장은 그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1) 본지 1024호(18. 10. 22 발행) 12면 심층보도 참고


Q.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구성원 모두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이하 대학평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단결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짐이 분명하다. 실제 본교와 지리적으로 근접한 타 대학들은 구조조정으로 ‘재정지원대학’과 ‘역량강화대학’의 위기를 극복한 것과 다르게 본교는 잘 버텨왔다. 이렇듯 구성원이 지금처럼 단결하면 발전 할 수 있다.


 현 본교 상황에 관해 법인 또한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고 생각된다. 본교에 애정이 있다면 발전된 본교로 나아가려는 구성원의 노력과 의지를 흔들지 말고 본교의 발전 방향을 다시 한 번 고려 해주길 바란다.

 

Q.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 알려달라

 

 본 사건이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 더불어 법인의 ‘별 뜻 아니다’는 말처럼 하나의 해프닝이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본교에 정식으로 들어오려는 절차의 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라면 본교는 심히 시끄러워질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기말고사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진행된 움직임은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되는 바이다. 그러다보면 3주기 대학평가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여겨진다.

 

Q. 마지막으로 법인과 구성원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본교는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머무는 공간이며 △교 수 △학생 △직원 △동문의 것이지 법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주인 의식이 아닌 떠나는 객으로서 행동하면 객이 되므로, 본교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둬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


 본교의 설립자가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과 밖에서 바라만 보는 것 중 어느 것이 본교를 위한 것인지 하루만이라도 숙고 바란다. 학생조차 목소리를 내는 상황인 만큼, 교수와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학생들에게는 귀를 기울여주길 기대한다.

 

 

노동조합이 바라보는 손 前 총장의 행보

손 前 총장의 대학 복귀는 어두운 과거로의 ‘回歸’

 

Q. 현재까지 파악한 손 前 총장의 움직임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달 24일에 있었던 이사 간담회 개최 여부는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목적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사실 관계 확인과 법인의 입장 소명을 듣기 위해 김통 법인 이사장과 3주체의 면담이 이뤄졌다.


 김 이사장의 말에 의하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후문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우선협상 대상으로 지정된 업체의 사업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이사 간담회에서 김 이사장은 직접 구상하고 있는 학교부지 개발 계획에 대해 이사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이 자리에 우선협상대상 업체 및 설립자 후손인 자격으로 손 前 총장을 배석시켰다고 한다.


 그는 ‘사립대학 특성상 설립자의 후손이 경영하는 것이 옳다’고 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손 前 총장이 추후 이사로 복귀할 것’임을 전했다. 한편, 간담회에서 손희자 이사와 김석휘 이사는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Q. 외부인 신분으로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고등교육법이나 사립학교법 등 어디에도 설립자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학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률적 권한은 없다. 같은 설립자 후손인 손희자 이사의 참석은 논란이 없지만 손 前 총장의 참석은 논란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희자 이사는 정식으로 참석 권한이 있는 자인 반면, 손 前 총장은 그 어떠한 직책도 없는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차대한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보고했다는 것은 이사장으로서 그리고 법인으로서, 가져야할 책임과 권한을 모두 포기하고 외부로 넘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Q. 많은 구성원들이 과거 상지대 사태와 관련지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2004년, 학교 당국의 잘못으로 인해 관선이사체제로 들어서며 거친 풍파를 견뎌내야만 했다. 그 이후 10년 만에 겨우 법인 정상화를 이룬 지 5년째인 이 시점에서, 과거 평지풍파의 주역이 학교경영에 돌아오게 할 수 없다.


 현재 3주기 대학평가를 앞두고 작은 문제라도 생긴다면, 본교 평가결과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고통은 온전히 우리 구성원이 감내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법인은 구성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손 前 총장 복귀를 철회하고, 법인 으로서 권한과 책무를 다할 필요가 있다.

 

Q.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 알려 달라

 

 법인이 3주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손 前 총장 복귀노력을 계속하는 것은 우리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노동조합이 강구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현재 주체별로 성명문을 준비해 붙여진 상태며, 노동조합 또한 복귀 반대하는 성명서를 지난 5일에 게재했다. 따라서 상기와 같은 행 위들로 비롯된 악영향이 학교로 전가된다면, 이것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법인에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Q.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 및 교직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3주체는 이번 사건에 대해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따라서 향후 대학발전에 저해되거나 역행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춰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구성원 모두는 현 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각기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길 당부 드린다.

 


총학생회가 바라보는 손 前 총장의 행보

“시위 또는 점거 등 강력한 행동 대응 마다치 않을 것”

 

Q.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가

 

 지난달 28일, 수원캠퍼스(이하 수원캠)에서 △총학생회 △교수회 △노동조합 등의 대학 3주체가 이사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해당 면담에서는 △손 前 총장 이사회 간담회 참석에 대한 진상규명 △이사회 간담회 내용 △이에 대한 법인 측의 입장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서울캠퍼스 후문의 부지 등 법인 소유지 활용에 대한 안건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어 이사장은 ‘법인 소유지의 경우 법인 설립자의 후손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에 손 前 총장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Q. 손 前 총장의 이사회 간담회 참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법인의 생각은 위와 같지만, 우리는 다르게 보고 있다. 일단, 2004년에 사학비리로 인해 구속된 사람이 다시 본교에 돌아온 부분이 납득되지 않는다. 손 前 총장이 이사직으로 복귀한다면, 앞으로 본교가 당면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이하 대학평가)에 있어서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대학평가항목 중 하나가 대학 내 비리 여부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부 입장에서는 본교의 과거 사정이 파악된 상황에서 손 前 총장이 복귀한다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본교 구성원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난다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 그런 점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손 前 총장이 복귀한다 해도 과거의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사태의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이다. 과거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본교 내 많은 구성원들이 큰 고통과 피해를 받았다. 따라서 본교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람이 행정적인 개입을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은 본교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 알려달라

 

 손 前 총장의 행적은 지난달 이사회 간담회 참석 이후로 묘연하다. 하지만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이름으로 손 前 총장의 복귀에 대한 반대 성명문을 게시했다. 또한 본교 각 장소에도 복귀 반대 현수막을 달 예정이다. 따라서 만약 복귀가 확정돼 본교에 손 前 총장이 들어온다고 한다면, 강력하게 시위를 하거나 점거를 할 의향도 있다. 그리고 교육부에 민원을 넣어 손 前 총장 복귀를 정부적인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역시 검토 중이다.


 이번 방중에도 총학생회와 중운위는 앞으로의 해결방향성에 대해 지속적인 의견취합을 이뤄나갈 것이다. 중점은 이러한 사안들을 모든 본교 재학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황 이해를 돕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세월이 죄를 씻겨 주지 않는다’


 손 前 총장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학 3주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야한다. 우리의 입장을 전해주고 싶은 대상은 비단 법인뿐만이 아니다. 본교에 소속된 모든 구성원이 알아야 한다. 손 前 총장은 절대 본교에 복귀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총학생회는 이를 위해 모든 방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할 것이다.


신주희 기자│sin7203@kgu.ac.kr

김희연 기자│khy968@kgu.ac.kr

이건우 기자│hangta96@kgu.ac.kr

덧붙이는 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교수이자, 이러한 교육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근무하는 교직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인은 본교를 사유재산으로 취급하고, 이익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법인과 구재단은 알아야 할 것이다. 본교 구성원 없이 대학은 돌아가지 않는다. 본인들의 행동이 대학 주체에 반하고, 오히려 본교를 몰락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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