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고용주와 알바생이 말하는 ‘갑질’의 현실
  • 강현구
  • 등록 2019-05-27 10:33:16
기사수정
  • 갑과 을이 아닌, 같이 성장하는 관계
앞서 사회 전반적인 아르바이트 갑질 실태에 대해 살펴봤다. 그렇다면 실제 알바생들과 본교 근처 PC방의 고용주를 만나 자세히 들어본 갑질의 실태는 어떨까.

 

Story Pc Lab 김섭 사장

 

손님으로부터의 갑질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대학가라는 특성상 대학생이나 그 외 20대들이 주된 고객층이다. 이들이 알바생과 연령대가 비슷해서인지 손님으로부터의 갑질이 많지는 않다. 특히 PC방의 경우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부족한 점이 있어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간혹 취객들의 진상에 곤란할 때가 있다. 술에 취했기 때문에 소통이 어려우며, 토를 한다면 주위 손님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또한 알바생보다 높은 연령층의 손님들이 컴퓨터 문제로 컴플레인을 걸어올 때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먼저 알바생의 실수인지 파악하고 손님에게 사과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적 화는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으며, 알바생의 감정이 상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사장으로부터의 갑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바생들에게 부탁을 하기 전 매장 바닥을 미리 닦아보거나, 컴퓨터를 닦아 보는 등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보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주가 하지 못하는 일을 알바생에게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월급을 지급하더라도 불합리한 부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고용된 입장에서 알바생은 약자이며 내가 누군가의 자식이듯, 알바생도 누군가의 자식이란 점을 항상 되새긴다. 이렇듯 갑 대 을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때 노동자의 인권을 우선시 할 수 있다. 또한 근로계약서에 따라 서로에 대한 요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장과 알바생의 관계는 함께 성장해나가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친구처럼 서로 잘 지내면서, 이해타산적이지 않은 관계 따위 말이다. 가끔은 서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민상담을 할 때도 많다. 그들의 고충을 듣다보면 ‘내가 저 나이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알바생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며 배우는 것이 많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충을 겪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아르바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소극적이던 아르바이트생이 적극적으로 변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손님에게 말도 잘 걸지 못하던 친구가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다가가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박수연(문예창작·2)

“갑질로 인한 피해, 당당히 대응하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많은 인격적 모욕을 당했다. 사장으로부터 이X, 저X 소리를 들은 것이다. 당시 사장은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병X, 돼지 XX 등 심한 폭언을 했다.

 

 손님으로부터의 갑질도 만만치 않다. 고기를 구워달라거나, 술을 따라달라는 등 업무 외의 일을 시키는 상황이 태반이다. 심지어 자신이 사장과 친하니 서비스를 달라며 초면에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인격적 모독을 당했을 때는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뜨려 ‘을’의 입장이라고 단정짓지 않고, 당당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대훈(문헌정보·2)

 

“서로에 대한 배려 필요해”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고깃집의 특성상 물리적 업무가 힘든 것은 당연하지만 그 와중에 손님들에게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며 당하는 ‘고객 갑질’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이 술에 취해 막말을 할 때는 정말 힘들다. 이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나타나는 행동이며 이에 손님들이 알바생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준다면, 알바생들도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

 

글·사진  강현구 기자│yes2665@kgu.ac.kr

덧붙이는 글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는 서로의 적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해나가야 하는 관계이다. 손님과의 관계 역시 “한 순간의 횡포를 엄청난 스트레스로 받아들여 △사회적 유대감 형성 △경제력 확보 △다양한 경험이라는 아르바이트의 긍정적 영향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심 군의 말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형태를 구축한다면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