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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바라보기
  • 이소정
  • 등록 2019-05-28 09:53:33
  • 수정 2019-05-28 09: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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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몬드

저자     손원평

출판사  창비

 

 

 △두려움 △슬픔 △기쁨 등 감정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능력이며 이것이 결여된 삶은 저주다. 이 러한 저주는 아이가 태어나도 기쁘지 않고 부모가 죽어도 슬프지 않게 만든다. 기쁠 때 같이 웃을 수 있고 슬플 때 나와 공감하며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소박하지만 우리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관계 자체를 맺을 수 없는 것이다. 책 ‘아몬드’는 감정이 없는 인물의 시각에서 역설적으로 감정이 있기에 더 크게 상처받는 아이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바라보자고 말하고 있다.

 

 ‘아몬드’는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게 태어난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있는 ‘윤재’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에게 인간의 감정을 가르치 며 튀지 않게 살도록 돕는다. 그러나 윤재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감정들을 단지 암기할 뿐 세상의 전부인 엄마가 다 치고 할머니가 죽었어도 울지 못한다. 윤재는 자신의 세상이 무너진 후, 감정을 느끼기에 상처 입은 아이 ‘곤’과 우 정을 나누고 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친구를 구하고 희생한 윤재는 마침내 눈물 을 흘릴 수 있게 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무심하고 그래서 이상하다. 그러나 윤재는 감정을 느 끼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을 편견 없이 바라본다. 감정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한 축복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있는 우리는 당연한 듯 세상의 옳고 그름을 나누고 사람을 미워한다. 우리는 편견에서 벗어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세 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타인을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값싼 동정 대신 지속적인 관심을 우 리 주변의 어린 괴물들에게 베풀어야 한다. 감정은 어쩌면 귀찮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느낄 수도 있으나 이 세상을 살만하게 만드는 큰 힘 역시 감정이라고 믿는다. 마음을 믿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세상 속 상처받 은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은 소설다운 해피엔딩을 그리며 끝이 난다. 우리 사회에서도 머리가 아 닌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작은 기적을 바래보자.

 

 이소정 수습기자│lsj5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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