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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탐방의 진정한 지표, 미쉐린 가이드
  • 문예슬
  • 등록 2018-12-03 10: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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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식, 이제는 알고 하자!
지난 10월 18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2019가 발표됐다. 미쉐린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슐랭의 프랑스식 발음이다. 해당 단어는 익숙하지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은 드물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타이어 회사에서 만드는 식당 가이드라고?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 회사인 미쉐린이 매년 봄에 발간하는 식당 및 여행 가이드 시리즈이다. 타이어 제조업체에서 대체 어떤 사연으로 가이드 북을 발간하게 됐을까? 이는 미쉐린에서 1900년대 타이어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던 자동차여행 안내 책자에서 시작됐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자는 취지에서 여행 및 식당 정보 안내서로 무료 배포되기 시작한 미쉐린 가이드는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았다. 1922년부터는 유료판매를 시작했으며 1926년부터는 맛있는 식당에 별을 붙였는데, 그것이 바로 미쉐린 스타의 유래이다. 현재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가의 성서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전 세계적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가이드가 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숙박시설과 식당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레드 가이드’ 그리고 박물관과 자연경관 등 관광 정보를 제공해 주는 부록 형태의 ‘그린 가이드’로 나눠진다. 한국에서도 서울의 맛집 정보를 제공해주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간됐는데, 바로 이것이 레드 가이드에 해당한다. 미쉐린 회사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이외에도 각 나라별 먹거리 용어를 소개하고 지역별로 정리하는 등 다양한 관광관련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객관성을 가지고 평가하는 외식 문화 

 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지표이다. 그렇다면 미쉐린 레드 가이드는 식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어떤 기준으로 할까? 이는 바로 전담 요원의 노력 덕분이다. 미쉐린 전담 요원은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해 한 식당을 1년 동안 5~6차례 방문한다. 이들은 호텔, 레스토랑 업계에서 일했던 경력자들로 구성되며 자신의 신분을 절대 밝히지 않는것이 특징이다. 평가 요소는 6가지인데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에 대한 완벽성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대한 합당한 가치 △ 전체 메뉴의 통일성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이 바로 그것이다. 식당의 분위기와 서비스는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맛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미쉐린 가이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는 191개의 레스토랑을 선정했다. 위 표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미쉐린 스타의 종류는 세 종류가 있다. 이번 서울편에는 2개의 2스타 레스토랑과 5개의 1스타 레스토랑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2스타 레스토랑 중 본교 외식조리학과 출신의 강민구 셰프가 운영하는 ‘밍글스(Mingles)’도 있다. 밍글스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기술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전통과 조화롭게 결합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는 미쉐린 가이드의 평을 받았다.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 식당 외에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는 ‘빕 구르망’ 식당도 선정했다. 빕 구르망(Bib Gourmand)이란 평가원들이 서울 거리를 거닐면서 발견한 놀라운 현지 요리의 다양성이 반영된 식당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고가의 미쉐린 식당과 달리 35,000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을 제공하는 식당들로 일반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국에서의 미쉐린 가이드 영향력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그닥 크지 않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의 첫 시작점이 된 프랑스의 경우 그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별이 붙은 레스토랑은 몇 주에서 몇 달간의 예약이 다 차며 심지어 전화를 아예 꺼놓는 식당들도 있다. 이처럼 별 하나는 그 레스토랑의 매출과도 깊은 연관을 가진다. 또한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의 셰프는 미쉐린 스타 셰프라고 불리며 이는 셰프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앞서 말했듯 미쉐린 가이드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평가 지표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본교 외식조리학과 교수님에게 미쉐린 가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기영(외식조리학과) 교수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가들의 바이블” 

 우선 미쉐린 가이드라는 평가 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 28개국에서 발간되고 연간 약 3천 만 부 이상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미쉐린 가이드에 등록된 레스토랑은 세계적인 유명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식당에서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음식문화 수준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본인은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식당에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해당 식당에서 음식을 먹었을 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운영자의 자부심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일반 식당과의 차이를 구별한다면 가장 먼저 음식을 제공하고 서비스가 이루지는 과정이 대부분 다이닝 레스토랑의 형태라는 것이다. 또한, 모든 음식은 개별접시에 담아내는 형식이고 오너 셰프의 수가 일반 식당보다 많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미쉐린 셰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론과 실습에 대한 기초부터 응용까지 충분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음식을 다루는 전문 셰프들의 정신적 자부심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학문적인 기초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 △누적된 경험의 삼위일체가 세계 우수 미식가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만든다고 본다.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 취재하던 중 기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식당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비교적 학생들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식당에 직접 가보기로 했다.



 기자는 2017년부터 3년간 미쉐린 빕 구르망 가이드에 오른 숙명여대 앞 길목에 위치한 ‘구복만두’라는 만두 전문점에 갔다. 이 식당은 좋은 재료로 정성껏 빚은 만두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가격 만족도가 훌륭한 식당이라는 미쉐린 가이드의 평을 받았다. 전체 4가지의 메뉴 중 △구복전통만두 △샤오롱바오 △통새우만두를 주문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만두를 빚어 약 20분 정도의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메뉴는 샤오롱바오인데 일반 식당의 샤오롱바오와 다르게 만두 속의 국물이 충분해 별도의 국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글·사진 문예슬 기자│mys0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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