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산 넘어 산’의 위기에서 우리 대학이 나아갈 길은?
  • 편집국
  • 등록 2018-10-24 09:02:45
기사수정

 

 이번 2학기에 들어와 학내 분위기는 겉으로 볼 때 매우 평온해 보인다. 2주기 대학기본역량 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돼 모든 구성원이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듯하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비록 수도권이라도 지원자가 급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반해 우리 대학은 여전히 안정된 입학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소위 ‘입학절벽’의 시름에서 벗어나 있을 것 같다는 전망도 이러한 안도의 분위기를 더하는 듯하다.

 

 그러나 대학 밖의 풍경은 여전히 아니 더욱 살벌하다. 교육부는 2021년까지 사립대 38곳이 문을 닫을 거라고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어떤 인구학자는 초저출산 추세로 인한 학생 수 급감으로 앞으로 십 수 년 후에는 우리나라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우울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년 가까이 우리 대학 구성원은 허리띠를 졸라 매고 1, 2차의 대학 평가라는 두 개의 산을 정말 힘겹게 넘었지만, 더욱 더 높고 가파른 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수도권 대학 하나가 교직원 월급 10%를 삭감하는 특단의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지방 대학에서는 몇몇 대학이 학생 수 급감으로 급여 삭감을 한 적이 있지만 자율개선대학에 속한 서울 소재 대학이 이러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처음이라 충격적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여전히 학생충원에 문제가 없고 교직원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일해 왔고 더욱 잘 대처할 것이기에 이러한 극단적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앞에 닥친 수많은 산들을 어떻게 넘어가야 할 것인가? 답은 간명하다. 하나는 정상화이고 다른 하나는 합리적 소통 관계 구축이다.

 

 우선 학교의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위치한 법인이 정상화된지도 벌써 오래건만 여전히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법인은 정관에 명시된 대로 법인의 고유한 역할, 즉 우리 대학이 잘 발전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해 주기를 기대한다. 법인의 권한과 정통성은 법인의 고유한 책무성을 이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확립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임한 지 3학기 째 되는 총장은 학교 행정의 전반을 파악하고 소신 있게 ‘퍼스트 펭귄’으로서 대학발전에 대한 비전을 앞장서서 펼쳐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복잡한 대학의 메카니즘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성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구조조정 및 외부자금 유치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의문이다.

 

 또한 총장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학생-교수-교직원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이 라고 강조하면서 소통의 능력을 무엇보다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총장은 얼마나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특성화나 앞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에 대해 얼마나 3주체 간의 소통의 촉매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학교가 ‘산 넘어 산’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가려면 특성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구조조정 및 교육혁신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에는 전폭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이것을 실현해 나가는 주체는 누구보다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진이다. 교수들은 자신의 좁은 전공 속에 갇혀 마치 끓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하고 더욱 활발한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의 세상에서 자신의 역량을 활짝 펼칠 수 있게 교육한다면 우리 학교 앞에 놓인 험준한 산들은 드넓은 평지로 변모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총장이 소통의 전도사 역할을 하면서 두려움 없이 ‘퍼스트 펭귄’이 되어 먼저 뛰어들길 기대한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