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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단점 보완을 통한 정착 필요
  • 이유림
  • 등록 2018-10-08 09: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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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업계 종사자가 말하는 피해와 향후 예상
카풀의 이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며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가고 있다. 그러나 승객의 신체적인 편의 증진과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는 공통 특성을 지닌 택시업계 측은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카풀 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택시기사들을 만나 카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전망을 들어봤다.


 

‘카풀’에 대한 택시기사의 입장이 듣고 싶다.

 

김: 택시업계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카풀로 인해 택시 외의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빠른 이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손님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카풀은 다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하는 버스 및 지하철과 달리 소수의 승객을 태워 편안한 이동이 가능한 택시의 장점을 무력화시켜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택시를 찾는 승객의 수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는데 반해, 흡사한 이동수단의 수는 증가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박: 택시기사로서 수입이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는 먼 훗날의 얘기며 목적지나 방향이 동일한 여럿이 동승하는 것은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도 전혀 모르는 상대를 태우거나 운전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차를 타야 한다는 허점만 보완된다면 지금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택시업계에서 어떤 움직임을 펼치고 있는가.

 

김: 현재 법인택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택시의 후면 창문에 카풀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했다. 이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카풀 합법화가 부당함을 알리고자 제작됐다. 승객을 한 명이라도 잃는 것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모두에게 치명적 손해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카풀성행요인으로 ‘교통비 절감’이 꼽힌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자가용을 이용한 카풀 요금과 택시 요금에 근소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것이 택시 대신 카풀을 선택할 만큼 큰 이점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 타인과 동승함으로써 교통비가 절약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카풀이 택시가 제공하는 편안함을 항상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더불어 카풀 이용시 노선이 정확히 짜여져 있지 않아 이동 도중 방향이 틀어지는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 있다.

 

카풀로 인해 손님이 줄어든 것을 실감하는가.


김: 지금도 승객의 부재로 인해 잠정적으로 운행하지 않는 택시 차량이 꽤 있으며 이로 인해 실업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나마 활발히 운행 중인 택시들마저도 손님이 뜸한 시간대에는 안정적 승객 확보 없이 도로를 배회하며 콜을 기다리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들과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모두 고려한다면 카풀 문화를 촉진시키기보다 택시의 차량 수를 늘리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박: 아직까지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카풀을 이용하기 위해 동승자 및 운전자를 구하는 과정은 택시를 잡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택시운행 중 카풀 이용객의 유형인 즉흥적 동승자들을 만나본 경험도 없다. 단순히 비슷한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해서 카풀 문화가 택시 승객 감소를 낳는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 생각된다. 또한 경기 불황 등 그밖의 요인들을 생각하면 몇몇 승객의 카풀이 전체 택시업계의 침체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덧붙이는 글

택시기사마다 약간의 의견 차이는 있지만 카풀 이용의 번거로움 및 택시업계의 수입감소를 우려하는 견해는 동일했다. 택시업계에서 카풀 반대 스티커, 집회 참가 등으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택시 종사자의 일자리를 확보하면서도 승객의 편리한 이동을 돕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카풀이 한 집단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집단의 생존에 문제가 생기는 일 없이 교통계에 안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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