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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기 평가 후 해야 할 일
  • 편집국
  • 등록 2018-03-20 1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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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상영 중인 영화 Black Panther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뇌리에 떠나지 않는다. “위기의 시대에 현명한 자는 다리를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세운다.” 이 대사는 멕시코 장벽을 쌓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말이라 고 하는데, 사실 우리 대부분은 위기에 직면해 다리를 놓기보다는 오히려 벽을 쌓는 경향이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본다. 다행히 작년부터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우리와 북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장벽이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다리가 놓일 것 같은 한 줄기 희망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희망의 다리가 우리 학교 안에서도 다층적 차원에서 놓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오랜 동안 끊임없이 위기에 직면해 왔다. 오늘날 대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대부분 대학 외적 요인,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 일자리 변화에서 기인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대학 내부의 요인도 만만 치 않다. 지금 우리 대학은 올 상반기에 실시 예정인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자율개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마른 걸레까지 짜가며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으며, 우리 구성원 모두 간절하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여전히 다양한 위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몇 년간 우리 대학의 행정력은 거의 대부분 2주기 평가에 맞춰져 왔다. 그래서 대학 구성원 모두는 그동안 이루어진 어정쩡한 구조조정이나 일방적인 행정에 불만이 있어도 감수해왔다. 게다가 생산성본부의 컨설팅에 따라 경비절감 목적으로 생겨난 새로운 거대 단과대학인 △융합교양대학 △휴먼인재융합대학 △융합과학대학 △창의과학대 학 등의, 이름은 거창하지만 너무나 생경한 단과대학 체제가 과연 글로벌 환경에서 통용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융합은 학문과 학문 사이의 다리를 놓는 것으로 미래 세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본부에서는 융합이라는 이름만 붙였을뿐 기본적 융합 교육 콘텐츠 혹은 프로그램에는 무관심한데다, 학과나 전공 차원에서는 융합은 커녕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문을 더욱 꼭꼭 걸어 잠그는 형국이 다. 게다가 우리 대학교양의 핵심과목인 진성애 과목은 생산성본부에서 짜준 시나리오에 따라 가장 비융합적인 내용 으로 실시되고 있다.

 

 말로 융합과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대학의 교육의 내실화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위해 다층적 차원에서, 즉 △법인과 대학 본부 △총장과 교직원 △교수와 직원 △교수와 학생, 전공과 전공과의 사이의 벽을 허물고 소통의 다리를 놓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교수의 주체적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 오늘날 한편으로는 다년간 지속된 구조개혁의 칼날 아래 행정에 짓눌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MOOC 등의 거센 물결로 인한 대학의 느린 죽음에 대한 전망 때문에 교수들은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대학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됨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일수록 교수는 고립된 섬에서 벗어나 융합의 광장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미 교수학습센터 에서는 이를 위한 △KGU CTD 연구모임 △K-Ful Interaction △교수공동학습체 지원 EDU Delivery Sevice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수들을 자유롭게 융합의 광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학 본부는 과도한 업적관리와 잡무에서 교수들을 과감하게 해방시켜 줄 것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우리대학의 교육은 평가를 위한 양적 관리나 보여주 기식 작명을 벗어나 학생들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융합형 교육의 실천에 무게 중점을 두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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