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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작별의 순간, 그 너머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
  • 박서경 경기대 신문사 기자
  • 등록 2018-03-20 1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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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출판사: 다산책방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 자신이 아끼는 존재를 만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그 존재가 부모님이 선물해주신 게임기나 친구들과 흙장난하던 놀이터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풋풋한 첫사랑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때때로 향수처럼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게 만들기 때문에 인생에서 소중한 대상이 늘어갈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주는 만남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삶의 모든 것과는 이별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소중한 것과의 작별은 힘들고 슬픈 일이다.

하지만 프레드릭 배크만의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라는 책은 작별이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그의 아들, 그리고 손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할아버지의 머릿속 광장 벤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데 광장은 할아버지가 기억을 잊어갈 때마다 점점 작아진다. 할아버지는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 손자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순간을 후회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광장에서 보이는 소중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추억을 더듬어보고 후회하기도 하며 하나씩 사라지려는 기억들을 놓아줄 준비를 한다


  우리도 살아가다보면 원치 않는 이별을 겪는 일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작별의 시간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고, 사고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과 헤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해야한다. 사실 우리는 이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은 곁에 있는 중요한 대상이 항상 함께할 것이라는 착각을 만들기도 한다. 착각은 소중한 것에게 소홀해지게 만들고 나중에 그 순간을 후회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경계해야한다


 지금 당신의 소중한 것들을 등한시하고 있진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곁에 있다는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을 시간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남아있는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것은 어떨까. 이별한 대상에 대해 후회를 남기면 그 과거에 얽매여 새로운 만남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각별하게 여기고 간혹 관계에 소홀해져도 다시 회복해가며 마지막까지 관계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렇게 후회와 죄책감을 남기지 않은 채, 훗날 이별해야 할 때를 마주하면 그 순간은 단지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잊어도 다시 친해지면 된다는 손자의 말처럼, 손자가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자신의 아이와 함께 나누는 모습처럼, 이별 너머에 다시 새로운 만남이 있다는 희망도 함께한다.

 

박서경 기자 psk01162000@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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