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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옷장, 연결의 가치를 만들다
  • 임진우
  • 등록 2018-03-20 09: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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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 의식
앞서 살펴봤던 공유경제기업, 그 중 대학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바로 정장대여업체 ‘열린 옷장’이 그 주인공인데요. 본지에서는 ‘열린 옷장’의 박중길 옷장지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열린 옷장’이 어떤 기업인지 말씀 해달라

 

 ‘열린 옷장’은 면접의류로 인한 청년구직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생각하던 중, ‘정장을 대여해주자’라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정장을 기증 받아 필요한 사람에 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정장뿐 아니라 △셔츠 △구두 △넥타이 △블라우스에 이르기까지 면접에 필요한 모든 품목이 준비돼있어요. 비용은 3박 4일 기준 3만원 가량으로 열린 옷장의 슬로건인 ‘누구나 멋질 권리가 있다’에 맞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한 매출의 일부는 식비가 부족한 대학생에게 지원해주거나 노숙자분들에게 정장을 대여해드린 후 사진을 찍는등의 사회 공헌활동으로도 사용되고 있어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2013년 에는 서울시에서 비영리 단체로 인정받기도 했는데요, 아마 청년들이 겪는 고민을 공유경제의 측면에서 도와준다는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열린 옷장’의 이용 방식에 대해 설명 해달라

 

 열린 옷장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직접 방문하는 것과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는 법 이렇게 두 가지 인데요. 현장방문 의 경우, 사전예약 후에 찾아오시면 옷을 추천해드리기도하고 사이즈 가 안 맞는다면 수선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정장을 대여하다보니 아무래도 면접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자녀 결혼식에서 입을 옷을 빌리러 오시는 어르신 같이 손님들의 연령 폭이 넓어지고 있기도 해요. 이처럼 표면적으로 보면 옷을 공유하는 기업으로 보일 텐데요. 저는 사실 옷도 공유하지만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도 연결해준다는 생각을 갖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옷장에 있는 옷들 하나하나에 기증자가 어떤 마음으로 기증을 했는지 적어주시거든요. 그래서 대여자들도 기증자분께 편지로 보답하면서 서로가 힘이 돼줄 수 있어요. 간혹 저희한테도 감사 메시지를 남겨주고는 하시는데요. 그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만나지는 않지만 메시지를 통해 서로의 사 연과 응원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유경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공유경제는 공동체가 붕괴되는 추세를 보이는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자원 공유의 차원을 넘어서 사람들간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최근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도 나눠쓰는 것의 중요성을 점차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까지 공유경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제 주변만 봐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재사용하는 것이 꺼려진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에 관해선 저희 같은 기업이 더 노력한다면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선입견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덧붙이는 글

“함께 물건을 나누는 공유경제를 통해 서로가 연결된다”는 박중길 옷장지기의 말처럼 자신에겐 필요 없지만 타인에겐 필요한 것을 나누며 서로가 행 복해지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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