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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 행복해지고 싶다면 슬픔을 풀어주세요
  • 윤지솔
  • 등록 2017-12-11 09:11:22
  • 수정 2017-12-11 14: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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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힘들다고 말했을 땐 위로보다 ‘누구나 다 그렇다’는 대답이 더 많이 돌아오며, SNS에 우울한 글을 올리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해 행복해 보이는 글들만 게시한다. 이렇다보니 우리는 타 인에게 선뜻 부정적인 얘기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오히려 슬픔을 표현해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는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감정 컨트롤 본부’가 등장한다. 본부에는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과 같은 중심감정들이 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라일리는 행복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그녀의 행동 대부분은 기쁨을 통해 감독된다. 기쁨이라는 감정은 뭐든 기쁘고 긍정적이게 일을 해결하고 싶어하며, 슬픔이 쓸모없다고 생각해 일을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라일리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한 후,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는 위기를 겪게 된다. 새집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본 라일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라일리 의 기쁨과 슬픔이 충돌하게 된 것이다. 기쁨은 라일리의 새 학교 등교 첫 날 슬픔이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 해 슬픔의 주변에 원을 그려놓고 그 안에서 나오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라일리 는 계속해서 슬픔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우울을 숨기고 감추려고 하는 현대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은연중에 우리가 기쁨처럼 원을 그려놓고 슬픔을 가둬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이상 우리는 슬픔을 가둬서는 안 된다. 속으로 묻 고 삭히면 결국 곪을 수밖에 없다. 본 영화에서 슬픔을 마냥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활동범위를 제한하려다가 문제가 발생했듯이 말이다.

 현재 한국은 2009년 이래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중 우울증은 자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우울증이 만연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감정을 털어 놓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심지어 해결방법을 제시해주는 정신과 치료에도 부정적 인식이 따라붙는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정신과를 검색하면 ‘이력서에 정신과 기록이 남느냐’는 물음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이 말이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우울증은 ‘나약해서 걸리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고,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슬픔을 드러내기가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슬픔은 나약한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이제는 슬픔을 표현하고,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돼야 한다.

윤지솔 기자│sotlh14@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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