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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국제관의 신축에 즈음하여
  • 편집국
  • 등록 2017-11-27 1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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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통일신라시대부터이다. 당나라라고 하는 거대제국이 세워지고 동아시아 한문문명이 찬란하게 꽃을 피우기 시작하던 7세기 무렵부터,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이 한문을 배우기 위해 바다를 건넜던 것이다. 이때 유학생 중에 한 사람이 최치원인데, 그가 홀아버지의 품을 떠나 당나라로 떠났을 때의 나이가 불과 12살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도 더 된 시절에 10대 초반의 어린 소년이 공부를 하기 위해 홀로 이역만리 땅으로 유학을 갔다는 사실도 놀라우려니와, 그것이 특정한 시대의 역사적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도 이 땅에서 수많은 최치원의 후예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 학교에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낯선 타국에서 외로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나 학창 시절에 해외로 나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요 일생일대의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고 본다. 더욱이 오늘 이 시대는 소위 국제화 시대요 세계화 시대가 아닌가. 국제적 감각을 키우고 국제적 예절을 몸에 익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학교 본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여 가급적 많은 학생들에게 그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주고받기 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 우리가 보내는 만큼 상대방 학교의 학생들을 받아주어야 하며, 반대로 우리가 받아주는 만큼 우리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좀더 수준 있는 학교에서 배움의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그 정도 수준의 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교수자원 그리고 시설 및 학사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학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는 경기대학교 개교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17일 성대한 기념식도 열렸고 학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비전도 선포되었다. 마침 이때를 즈음하여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경기대학교에 오랫동안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지 않았는데,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내년 4월쯤 국제관이 착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학교 발전을 위한 매우 의미있는, 시의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국제관 건립을 기회로 우리학교의 국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학생들의 국제교류를 더욱 진작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외국학생을 위한 특별강좌 및 영어강의가 지금보다 더 확대되어야 한다. 또 외국학생들이 편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외국학생들의 학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국제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거기에 걸맞는 예산을 책정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으로 남과 북이 분단된 지 60여 년이 지났다. 분단이 장기화되고 고착되면서 우리나라는 섬 아닌 섬나라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우리의 국제 감각은 매우 편향적이고 왜소화되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팔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국제관이 착공되는 내년이 경기대학교 국제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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